올 여름 육지부로 나가볼까 해서 마련해 두었던 미니벨로를 끄집어 내었습니다.
왼쪽 인대를 다쳐 자전거는 그야말로 약으로 타는 지경이라 산 타본지도 어언 1년이 다 되는 듯 합니다.... 글쓰려고 블로그를 열었더니 얼마나 글을 안 올렸으면 블로그 마저도 휴면상태가 되어 있더군요.
흠...... 심기일전 하고
늘어난 인대가 어느정도까지 견뎌줄 수 있을까 갸늠도 할 겸.... 제법 먼 길을 나섰습니다.
목표는 서쪽으로 해서 고려시대때 중국의 호종단이 제주도의 맥을 끊으러 왔다가 술법책을 잃어버리고 중국으로 돌아가려다가 차귀도에 이르렀을때 분노한 한라산 신령이 호종단이 탄 배를 침몰시켜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것을 막았다 해서 이름 붙어진 차귀도(遮歸島)까지 다녀올 생각입니다.
설마... 저도 차귀도까지 가서는 못돌아 오는 것은 아니겠지요.....ㅠㅠ
오늘은 집을 나서서 탑동 광장을 경유해서 용두암을 지나 공항로로 들어서봤습니다.
항상 서쪽으로 갈때면 해안도로변으로 해서 이호 테우해변으로 가다가 코스를 바꿨더니 이런 능소화 꽃길을 달릴 수 있는 호사를 다 누려 봅니다. 소화라는 임금님의 여자가 죽어서 핀 꽃이라 해서 양반집 마당에만 심어 두었다는 양반꽃이 능소화라지요....
그 아름다움이 능히 하늘을 비웃을 만큼 이쁘다더니 정말로 이쁘네요.^^
늘상 다니던 이호태우해변은 갈길이 멀어 패쓰하고 주절주절 거리면서 애월까지 와 버렸습니다.
애월 한담 소공원 어귀로 가면 요즘 방영중인 맨도롱또똣 드라마 촬영지기 나옵니다. 엄청난 줄서기로 인해서 바깥 구경만 하고 돌아 섰습니다.
아직은 한산한 한담소공원 길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집니다.
드라마 촬영지가 왜 그리 중요한 것인지... 드라마 촬영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이 길을 걷는 연인들이 많아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세상이 순간순간 많이 변하는 듯 하네요....
붉은고래 바위라는데.... 고래라기 보다는 .....
요 바위는 입 벌린 악어바위랍니다. 한담소공원 산책길에 테마를 조성하기 시작했더군요...^^
평화롭게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이 한적함과 함께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드문드문 아베크족들의 산책 모습도 평화롭습니다.
구불구불 산책길을 돌다보니 어느새 곽지해수욕장으로 나와버렸습니다.
메르스 때문일까...아니면 장마철이라 그럴까... 한산한 풍경입니다. 홀로 똑하니 떨어져서 망중한에 빠져 있는 한 여인의 뒷태를 담아 봤답니다.^^
개장 초기라 썰렁하네요...잘 정비된 물놀이 용품들이랑 파라솔이 손님 맞이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ㅋ
아이들은 아직 물속에 들어가기는 차가운듯... 분수마당에서 물놀이 삼매경 중입니다.
금릉마을로 빠져드는 어귀에 피어난 나리꽃...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서 하늘나리 랍니다.
그렇다면 요 아이는?
당근 땅을 내려다 보고 있으니 땅나리 되겠습니다.
그럼... 이도저도 아닌 어중한 것은..... 중나리라고 하면 되겠나이다...ㅋㅋㅋ
바닷가에서 하늘하늘 거리는 하늘나리를 뒤로 하고 금릉포구를 지나 방둑길로 해서 귀덕리로 빠져 나왔습니다.
귀덕리 해안가 .... 환상 자전거길이라고 씌어 있길래 무심코 들어섰다가...ㅋㅋㅋ
방파제길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이 옛날 생각들을 자아내기에 몇장 담아 두었습니다...3남에 1녀네요. ^^
요짓거리도 어렸을때는 제법 많이 했었는데....^^
요것도...집에 하나밖에 없던 곽 성냥 들고 나와 고기 구워 먹고 가는길에 곽성냥 바닷물에 빠트려버려서 엄청 혼난 적이 있었는데... 참... 많은 세월을 뒤돌아 보게 하는 그림들이더군요...^^
한림읍내로 들어서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커다란 간판에 이끌려 들어간 짬뽕집.... 한림경찰파출소 옆에 있던데 이름도 '짬뽕장'이더군요.
해물등뼈짬뽕이 대표 메뉴인 듯 해서 시켰더니...ㅠㅠ
짬뽕이라는 이름하에 용서될 수 있는 맛이더이다. 엄청난 식재료 속에 깔끔함이 부족했던 등뼈짬뽕... 베지근한(느끼한?) 맛 즐겨 찾는 분이시라면 한번쯤은 맛볼만도 하겠네요. 맛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
한림에서 느끼한 맛을 지우려고 부랴부랴 커피점을 찾다가 협재해변 들어가기전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들어선 카페... 요보록소보록 입니다.
초로의 나이로 들어선 노부부가 반갑게 맞이해 주던 카페...!
작은 공간에 클래식한 분위기와 더불어 연륜쌓인 두분의 정성이 담긴 커피가 참으로 향기로웠습니다.
아...! 느낌뿐만이 아니라 맛 또한 여늬 브랜드 체인점보다 뛰어난 맛이었다고 평가해 봅니다. 이 동네 지나 가시는 분들은 아메리카노 한잔씩 테이크아웃 해 보세요.^^
요보록 소보록 => 제주어인데 표준어로 표현하려니 많이 힘들어서 일단은 패쓰해 봅니다. ㅠㅠ
항상 서쪽을 지나칠때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 비양도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어서 더 빛나는 협재...금릉해변.
어려서부터 이 섬을 볼때마다 어린왕자 이야기 속의 보아구렁이가 코끼리를 통째로 잡아먹고 길게 누워 있는 섬 모양이라고 생각 해 보고는 했던 곳입니다. 지금 보아도 보아뱀이네요...제 눈에는 ^^
이 곳 역시 아직은 한산한 모습입니다. 멀리 떠 있는 바나나 보트들이 신나게 달리는 휴가철이 금방 찾아 들겠죠? 그러면... 요런 힐링 라이딩도 그닥 재미가 없어진답니다. ㅋ
철이른 철부지 아이가 물놀이 하다가 추워서 내버려 두고 자리를 피한 듯한 튜브와 보아뱀을 뒤로 하고 다시 페달을 밟아 봅니다.
월령리 선인장 마을길에서 백년초꽃을 담아 보았습니다.
마을 전체가 중국인 손에 다 팔렸다는 비운의 마을... 그래서 어쩌면 앞으로는 이 풍광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쟌....해지네요...ㅠㅠ
서쪽에는 정말 환상적인 자전거길이 많은듯 합니다.
이 곳은 갯대추나무 자생지로 유명한 신창리 바닷가 랍니다.
바닷길을 잘 조성해 놓아서 자전거로 다니기에도 너무 좋은 곳... 다만 흠이라면 제주시에서 이 곳까지 오려면 60km 가까이 페달을 밟으셔야 한다는 단점이 ㅠㅠ
신창리 바닷길로 해서 쭈욱 달리다 보면 드디어 내가 목표했던 차귀섬으로 들어설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 설문대할망이 오백장군 아들들을 먹이려고 죽을 쑤다가 죽 가마솥에 빠져 죽었는데 멋모르고 어머니가 끓여 놓은 죽이겠거니 하고 먹다 바닥에서 어머니의 뼈를 발견하고는 막내 아들이 엉엉 울면서 차귀도에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차귀섬. 그래서 영실에는 오백장군이 아니라 499명의 장군만이 있다는군요. 시간될때 한번 세어 봐야겠네요....ㅠㅠ
제주도에서 제일 큰 무인 부속섬이기도 하고...
예전에는 대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한 대섬과... 지실이섬, 화단섬을 합쳐서 차귀도라고 부른답니다. 차귀도(遮歸島)는 말 그대로 호종단이 돌아가는 길을 막았다는데서 유래 했다고 하는데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되어 있는 청정구역이기도 합니다.
차귀도 바라보며 한가로이 고기잡이 하는 낚시꾼들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오늘 가는데마다 낚시꾼 모습만 눈에 들어 오는게... 저도 낚시를 하고픈 맘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차귀도 포구에서 수월봉 가는길에 솔나물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서 한장 담아 보았습니다. 수월봉에는 또 다른 효심 가득한 녹고남매의 전설이 깃들여져 있는 곳이기도 하고 ... 지리학적으로도 엄청난 비밀을 간직해 놓은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 노란 솔나물 꽃 뒤로 흐르는게 녹고의 눈물이랍니다.
수월봉 하나만 두고도 엄청난 썰을 풀 수 있는 곳이라 더 이상의 야그는 이만 정리를 하고...
수월봉 초입에 해바라기 밭이 있다해서 낑낑대고 올라갔더니 촬영비 내라고 해서.... 서운한 마음에 길 옆에서 한장 담아두고...
서둘러서 집으로 고고씽하기 시작 했습니다.
어둑어둑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되돌아 온 길.... 대략...GPS로 보니 135km 정도 나오는 여정이었네요...
힐링힐링 하면서 밟은 페달이라서 그런지 다리는 무탈한데... 너무 안장에 오래 앉아 있었더니... 똥꼬가 흐믈흐믈해졌네요...ㅋㅋㅋ
gps 파일 첨부해 두었으니 오늘 저가 다녀 왔던길 직접 느끼고 싶다면... 함 다녀와 보세요...
인대 늘어나서 물리치료 하듯이 슬렁슬렁 밟으며 다녀온 길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을 듯 싶네요....^^
아흠.....!
며칠 간은 장마가 와도 몸이 찌뿌둥하지는 않을 듯한 좋은 저녁입니다.
모두들 좋은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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