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올레18코스 나드리

와신 2014. 1. 23. 21:17

 

모처럼 따뜻한 오후 햇살입니다.

이제 슬슬 봄이 기다려지나 봅니다. 자전거 타기에 늦은 오후였지만 슬그머니 행장 챙겨 들고 길을 나서 봅니다.

집 근처에서 바로 다녀 올 수 있는 곳이 올레18코스 되겠습니다.

잠깐 샵에 들러 정비해 놓은 자전거 집어 타고 올레18코스 출발지인 동문로터리 해병탑으로 향했습니다. 

 

산지천 위로 축축 늘어진 버들이 마치 봄인양 착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산지천 용천수가 솟아 나오는 곳입니다. 어렸을 적엔 이 곳에서 멱도 감고 그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부두 터미널로 향하다 보면 4.3 유적지가 나옵니다. 이 곳은 주정공장 터로 4.3사건 당시 중산간에서 잡혀 온 사람 또는 자수 하면 살려 준다는 사람들을 이 곳에 몰아 넣고 학살을 했던 곳이랍니다. ㅠㅠ

 

부두 지역은 해수면과 접해 있어서 코스를 진행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업힐을 하던지... 아니면 끌바를 하던지.... 오랜만에 올레 정코스로 맬바로 계단을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사라봉 계단은 생략하고 등대 방면으로 슬슬 타고 올라 봅니다.

 

사라봉 찍고... 다시 별도봉 산책로로 이어지는 올레길....

 

예전에 자살터라고 무시무시한 공포가 서려 있던 곳에 바위 하나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일명...'애기업은 돌'입니다. 그 옛날 물질 나간 엄마를 찾아 보며 동생을 업고 나와 이제나 저제나 물질 끝내고 돌아 올건가 하는 모습이 되겠습니다.

 

이 지점 파노라마 사진 입니다. 클릭하면 원본사진으로 나올 겁니다.... (안나오면...말고..ㅠㅠ)

 

여기 또 사라진 마을 곤을동이 있습니다. 4.3사건때 마을 전체가 초토화 되어 지금은 그 집터인 담벼락만 남아 있습니다.

 

뭔가 요란한 공사를 한다고 했더니...

 

4.3유적지로 복원공사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부터 4월3일이 국가 추념일로 지정되어서 그런가... 그 느낌이 새롭습니다.

 

곤을동 지나 환해장성을 따라 화북 포구에 들어 섰더니 빨간 등대가 저를 맞이해 줍니다.

바람 한 점 없이 봄 햇살처럼 포근합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니아연대기에서처럼 다른 세상과 연결될 듯한 착각마저 드는 순간 입니다.

 

포구를 돌다 보면 해신사가 나옵니다.

1820년 목사 한상묵이 해상을 지나다니면서 무사기원 하라고 매년 정월보름에 바다의 신에게 제를 지내는 곳이라고 합니다. 당근 지금도 정월보름날 제를 지냅니다.

 

 

화북 연대로 가던중 파란 하는 배경으로 머리 산발한 나무가 있어 담아 봅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처럼 뿌리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화북 연대 모습입니다. 별도연대와 더불어 적군이 쳐들어 오면 연기를 피워 올려 신호를 주고 받았던 곳입니다.

 

화북을 벗어나 삼양 초입까지 환해장성이 둘러 쌓여져 있습니다. 고려 대몽항쟁 시절에 삼별초군이 제주도로 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고려조정에서 쌓아 놓은 장성입니다. 참으로... 우군이 적군의 지시를 받아 우군을 막기위하여 축조된 아이러니 축조물이 되겠습니다만. 그 이 후 19-19세기경 영국군함, 이양선 등을 방어하기 위한 진지로 계속적으로 보수되었답니다. 그 당시에는 제주도 전역 300여리에 걸쳐 만들어 졌다니... 우리 조상님들 등골 많이 휘었겠습니다. ㅠㅠ

 

길을 가다 가끔씩 뒤돌아 볼때면 뜻하지 않은 풍광에 앗! 하는 감동이 몰려올때가 있습니다. 똑딱이라 그 감동 다 전하지는 못하지만... 저물어 가는 해와..뒷짐지고 고개를 올라가는 어르신...그리고 그 하늘 한 켠에 해풍에 쓰러지듯 세월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보입니다....

 

삼양 검은모래 해변입니다. 요즘은 아주 좋은 시설로 치장을 해 놓아서 예전 풋풋한 자연스러움이 없어져버린 듯 합니다.

 

검은모래혀변 휘휘돌아 원당봉으로 들어서 봅니다. 이 곳은 원나라 공주가 아들을 낳기 위하여 3중으로 산이 겹쳐 있는 이 명소에 탑을 지어 기도를 드렸다는 불탑이 있는 곳입니다.

 

아뜨! 예전 불탑사 모습이 아니군효.... 이 곳도 자본의 바람에 그 예전 소박하면서도 고적하니 남아 있던 세월의 흔적들이 포크레인 발톱아래 다 사그러져 버린 듯 하여 허무 합니다. 그대로 옛 것을 살려서 놔 두었어도 좋았을 것을.... ㅠㅠ

 

올레18코스는 요런 아기자기한 길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걸어도 좋고... 행인이 없을때는 자전거에 올라 타고 싱글싱글 요리조리 페달링 해도 좋은 길입니다.

 

해가 제법 길어졌습니다. 오랫만에 그림자 놀이 해 봤습니다. ㅋ

 

삼양을 지나고 신촌 바닷가로 지나 갑니다. 예전에는 끌바 모드라서 이 길을 우회해서 지났드랬습니다만... 오늘은 왠지 올레길을 그대로 다 걷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요런 분위기도 느껴 봅니다. ㅋ

 

아이고...이게 왠 날벼락이래유...@@

닥모르 꼭대기에대 떡하니 정자를 지어놔 버렸네요.... 참으로 한심 그 자체라고 생각되네요. 닭의 모습과 닯았다고 하여 바위이름이 닥모루 이거늘... 닥이 힘들게 정자를 이어지고 바다를 바라보는 형국이 되어 버렸으니....그대로 두어도 좋았을 것을.....ㅠㅠ

 

신촌리 지나면서 바라보는 용천수 공장입니다. 뭐... 제주도는 삼다수로 세차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이런 용천수가 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지요....^^

 

신촌 대섬을 지나 뚝방길로 가다가 해가 많이 드러 누운 것 같아서 뒤 돌아 봤더니... 땅 코에 바로 걸리기 시작했네요.... 너무...널널하니 돌고 있었던 듯 합니다.ㅠㅠ

 

조천 연북정으로 가려면 올레코스는 꼭 이 길로 가라고 손 짓 합니다.

바닥은 아주 딱딱한 바위로 되어 있어 천년을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작은 골목 되겠습니다.

 

그 골목 옆에 얼핏 보다가 드디어... 그 옛날 통시를 발견했습니다. 똥돼지 변소 되겠습니다. 아~! 그런데 아직도 사용중인 듯 합니다....얼라...그럼 돼지는 어디갔지? .....ㅠㅠ

 

골목을 지나 연북정 모습을 봅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올라가지는 못하고 아래서 인증샷만 날려 둡니다.

예전 이 곳에 유배되었던 선비님들이 북쪽에 계신 임금님을 그리워하여 이 곳에 올라 삼배를 올렸다고는 하는데... 그 속내인 즉은... 조천포구로 나를 해방 시켜줄 배가 들어오나 안오나 하면서 맘 졸이던 곳이랍니다.^^

 

아~~! 이제 따스했던 해님도 금새 지려고 합니다. 서둘러야 겠네요.... 고기잡이 나갔던 어선도 들어오는 시간입니다.ㅠ

 

두어 해 만에 찾아보는 곳인데도 참으로 많이도 변했습니다. 이 등대는 언제 생겼디야..?@@

 

사진으로는 삘이 안와서 내가 쓰고 있던 그라스를 앞에 가져다 필터 효과를 주었더니... 한 여름 뉘엿뉘엿 져 가는 황혼녁의 등대모습 같습니다. ㅋ

 

사기 치는 참에 한라산 모습도 한방 담아 보았습니다. 제법...운치 있어 보입니다. ㅋ

 

실인즉슨 요렇습니다만...ㅋ

 

살짝 똑딱이를 수동모드로 살짝 만져 줬더니...나름 볼만해 집니다. ㅋ

 

자전거를 타면서 느낀 것인데요.... 사진 잘 찍는 노하우도 필요하겠더라구요... 어디 다녀와서 좋기는 한데 말로하기는 그렇고 할때 요렇게 사진으로 그 느낌을 빠방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완전 어두운 효과가 나버리네요....ㅋ

 

그 와중에 배까지 한척 등장해 주시고...크...큰 카메라가 절실하게 아쉬운 때입니다.

 

자파리 하다보니 어느새 18코스 종점에 도착해 버렸네요. 카메라 정상적으로 돌려 놨더니... 괜찮지요?

ㅋㅋㅋ 어둡기 전에 얼른 집에 가야되겠습니다. 아무리 따뜻한 날이라고 해도 해가 지면 겨울이잖아요? ^^

 

오늘 총 탄 코스 되겠습니다. 32km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올레코스 트랙 같이 올려 봅니다. 한파 몰아치기 전에 봄기운 느끼러 나들이들 다녀오세요.^^

 

 

올레18실트랙.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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