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원물오름에서 큰넓궤까지

와신 2014. 1. 12. 19:33

올해 들어서도 벌써 두번째 라이딩입니다. 세월 참 빠른 듯 합니다.

오늘 라이딩은 서쪽 원물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원물오름에서 차를 파킹하고 단촐하니 삼총사가 자전거를 타기로 합니다.

인원이 많으면 많은데로 적으면 적은데로 재미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오붓한 라이딩이 예상되는 하루 되겠습니다. ㅋ

 

 

초반에 몸도 뎁힐 겸 원물오름을 오르기로 합니다.

원물오름은 평화로에서 보면 동서로 길게 드러누워 있는 듯 보이는 오름입니다만... 이 곳에는 감낭오름이 같이 붙어 있어서 그렇게 보입니다.

원물오름 남쪽편에는 샘이 하나 있어서 예전에는 이 물로 식수를 썼었으며 조선시대때 대정고을 원님이 이 곳을 지나다 목을 축였다 하여 원님의 물..."원물"오름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우마의 목을 축여주는 샘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답니다.^^

 

원물오름은 보시는 바와 같이 야트막한.... 오름이라 정상부까지 자전거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되겠습니다.

물론 MTB 약자가  M - 메고, T - 타고 하는 B - 바이시클 자전거라고 해서 엠티비라고 한다니 능력 안되면 메고 올라가도 그만 입니다. ㅋ(라이더봉님 말씀 인용^^)

 

후다닥 정상부 오르고 나면 서쪽으로 약간 트인 듯한 분화구 능선이 나타납니다.  정상에 올라서 보는 한라산 눈 쌓인 모습이 보기 좋은 곳입니다만... 오늘은 시계가 좋지 못하여 후덕한 광경은 보질 못하였답니다. 대신 오늘 지나 가야할 대병악, 소병악을 배경으로 인증샷 날려 두고... 오름 능선을 가로질러 봅니다.

 

 

 

예로부터 이 곳에 유배 되었던 선비님들이 한자로 오름을 부르려니... 말굽형으로 트여 봉우리가 솟은 오름은 '산'자를... 그렇지 않고 이 오름처럼 분화구 원형이 보존되어 있어 패인 곳은 '악'으로 명칭을 붙여 줬나 봅니다. - 믿거나말거나..-,.-

 

동쪽 능선을 휘휘 돌아 다시 올라 왔던 길을 내려갑니다. 앞에 보이는 조그만 오름이 감낭오름 되겠습니다. 그 뒤로는 그 다음 목적지인 족은대비악이 보이고 있습니다.

오름 라이딩은 뭐니뭐니 해도... 요로코롬... 내려 가는 맛에 낑낑대며 올라 오는가 봅니다. ㅋ

 

파킹된 차를 뒤로 하고... 족은대비악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평화로 가로질러 광평마을로 가는길에 족은대비악이 있습니다. 이 곳도 당근...악자가 붙었으니 정상부에 원형 분화구가 있을 겁니다...ㅋ

족은대비악은 광평마을 가는 길로 낑낑대며 올라와서 보니 야트막하게 보여도 500m가 넘는 오름 되겠습니다. 옛날에 대비라는 선녀가 내려와 놀다 갔다고 해서 대비악인데 왜 족은대비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큰대비악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아마도 제주도 말에 이쁜... 귀여운...요런 뜻으로 족은이라는 말을 썼었는데 아주 작고 앙징맞은 대비라는 선녀가 다녀간 오름이라는 뜻인가 봅니다....ㅋㅋㅋ

 

오늘의 열혈남아 라이더봉님이 스마트하게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고 있습니다.

 

길게 세워 놓고 봐도 제법 높이가 있는 코스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쫄 필요는 없겠지요. 어차피 사람 걸어 오르는 곳이라면 자전거 1:1 기어는 오를 뿐이고...아직 아니라면 MTB...! 그냥 들쳐 메고 오르면 전신운동도 되고 좋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그런데... 저는 저 곳을 올랐을까요....말았을까요........ㅎㅎㅎ

 

대비악 정상에서 다운힐 하다가 제대로 자빠링 하고....(라이더 봉님이 나중에 자빠링 사진 올려 주실꺼임....ㅠㅠ) 한쪽은 측백나무...한쪽은 편백나무로 조성된 숲길을 타고 내려 오는 길입니다. 여름때 지나간다면 시원하니 좋은 코스일 듯 합니다.^^

 

그동안 한 번도 다녀와 본적이 없었던 소병악,,대병악... 오름이 많이 가파라서 아무리 힘 좋은 저라도 자전거 메고 오를 엄두는 안나고 그냥 패쓰하기로 합니다. ㅠㅠ

이 소병악, 대병악은 동광검문소에서 동쪽 6km 지점에 안덕면 상천리 마을에 있습니다. 높이가 높은 오름이 대병악, 낮은 오름이 소병악이라고 하는데 옛날 술 좋아하는 선비님들이 술병과 같이 생겼다 하여 병악이라 불렀다는 썰도 있고 여자가 머리를 얹은 모습 닮았다고 하여 여진머리(큰오름)오름 이라고 부르며, 작은 오름을 족은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두 오름을 합쳐서 골른오름(쌍둥이오름) 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골른- 비슷하다.닮았다의 제주어로 사람의 쌍둥이를 이야기 할 때 '골른애기'라고 한다.)
 

 

대병악, 소병악을 뒤로하고 쐥하니 도로타고 다운힐 하다 보니 카멜리아힐이 나타납니다. 겨울철 동백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해서... 입장료 내고 들어가 봤습니다.

 

원단..재래종 동백은 아직 꽃망울을 머금고 있기만 했고... 개량종 동백꽃들이 피어 있더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동백꽃의 꽃말을.... 그대만을 사랑할께요~! ^^

 

개량종 동백꽃은 조금 늦게 온 듯...이미 그 생을 마감하고 있더군요....ㅠㅠ

 

동백꽃잎 살포시 내려 앉은 길을 도란도란 걸어 봅니다. 짐승 닮은 남자들끼리만 걸어도 분위기 좋은 곳이네요...^^

 

 

 

이 곳에서 하염없이 놀다보니 배가 고파옵니다. 뭐... 다음 식사장소까지는 다운힐이라 편하게 놀고 있었더니 뱃가죽 시계가 소식을 알려오는군요.

앞뒤 볼 것 없이 도로 집어 타고 이 도로를 병악로라고 하더군요... 소인국테마파크 까지 내려와 버렸습니다.  소병악에서부터 3km 구간 다운힐이었으니.. 제법 스트레스가 날라 가는 코스 되겠습니다. ^^

 

앞에 보이는 오름이 광해악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전부 악자로 시작해서 악자로 끝내려나 봅니다. 도로변에서부터 정상까지 62m의 높이고... 뒷쪽으로 KT 송신탑 정상까지 시멘트 도로가 나 있어 이 오름도 그냥 패스 합니다. 높지도 않은게 너부대대 하다고 해서 넙개오름, 광해악 이라고 부르고요... 동네 이름이 광챙이 마을이라 해서 광챙이 오름이라고도 불리웠답니다. ㅋ

 

 

자~! 각설하고...오늘의 대미... 점심 시간이 되겠습니다. 인원 적게 온 날은 요로코롬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으니... 더더욱 좋은 라이딩 되겠습니다. 보이시나요? 마블링 끼깔나게 자태 뽑내는 한우의 모습이.....푸하하하!

 

싸비스로 나오는 육회의 쫀득한 맛도....일품이었습니다. ㅋ

 

바리비라 주절주절 먹는 야그 썰 풀려면 한참을 풀어야 하겠으나... 주제넘지 말자고 라이딩 야그로 돌아 갑니다.

신발끈 맬 정도의 쑤그리가 안될 만큼 흡입하고 다시 올라보는 거린오름 되겠습니다. 이 거린오름은 북서로 제주 잔듸가 곱게 깔려 있어서 파워 있게 업힐 하시려는 회원님들이 좋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당근 다운힐 역쉬 쵝오인 곳입니다.

거린오름은 남원읍 한남리에도 동일명칭의 오름이 있습니다만.... 거린오름의 거린이라는 말은 거리다...제주도 말로 '갈리다'라는 뜻이 합쳐진 오름입니다.

즉 두갈래로 갈림길이 있는 오름이라는 곳으로 이 오름도 정상부에 오르면 다시 북오름으로 갈라지는 갈래가 있어서 거린오름이라고 불리웁니다.

 

앞에 뾰족한 오름이 대병악 오름 되겠습니다. 분화구 능선따라 북오름으로 향하는 모습 되겠습니다.

 

거린오름과 연이어져 있는 북오름은 수풀로 우거져 있어서 트레킹이라면 모를까 멜바도 힘든 곳입니다. 북오름 둘레길로해서 오름을 빠져 나오는 싱글코스 되겠습니다.

 

자! 오늘의 마지막 코스이며... 대미를 장식할 4.3유적지 큰 넓궤로 향하는 임도 길입니다.

 

큰넓궤는 커다란 바위굴을 이야기 합니다. 제주도 말로 궤라 함은 바위 동굴을 의미합니다. 5.16도로변에 있는 궤오름도 역시 오름에 바위굴이 있어서 궤오름이라고 합니다.

이 동광리 큰넓궤에는 4.3사건 당시 동광리 주민 120여명이 2개여월 동안 숨어 지냈던 곳으로 토벌대에 쫒겨 죽음을 당하기까지 숨죽여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이 곳에 숨어 목숨을 연명하였다고 합니다. 제주도 4.3의 아픔을 그린 영화 '지슬'의 촬영지로도 그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역사의 현장 돌아보며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저리는 듯 합니다.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작더군요. 라이더봉님의 엉덩이만 무색할 뿐이네요...ㅠㅠ

 

기어 들어가다가도 요런 화산활동의 흔적에 머리 까이고.....

 

안으로 들어서서 보니... 깨진 도기랑 그릇들이 그 옛날 아픔을 무언중에 대변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ㅠㅠ

 

뜨앗! 조것이 뭐이다냐? @_@

말로만 듣던 박쥐란 녀석 되겠습니다.

 

흐미....징그러운거.... 빨리 나가라고 인상쓰는 것만 같습니다. ㅠㅠ

 

아이구...떼거지로 서식하고 있네요... 넓궤안으로 더 들어가고 싶어도 요눔들 수면 방해될까... 중간쯤에서 그만 두고 돌아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후렛쉬 비쳐 보니 요로코롬 포복하고 나가야 하는 입구 되겠습니다.

 

큰넓궤를 뒤로 하고 동광검문소 지나서 아침에 출발했던 원물오름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오늘 돌아본 거리 31.5km.. 오후 4시쯤 라이딩을 접었습니다.

아래 코스 클릭하면 원안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 다시 찾아보면 좋을 듯한 코스 되겠습니다.

 

 

아래 고도표 보이시나요?

500m 넘게 높은 고도에서 200m 아래로 다운힐 하는 신나는 코스였습니다. 이 글 보시는 회원님들 뽐뿌 받으시고 다음 라이딩때 많이 뵙기를 고대해 보면서 오늘 라이딩 이야기 여기서 접어 봅니다. 모두들 행복한 날 되세요.^^

 

 

P.S. 사유지 지나온 곳이 없는 코스라.... 떳떳하게 Gps 트랙 공유 해봅니다. 첨부파일 클릭 하시면 트랙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즐거운 자전거 생활 되세요.^^

 

원물카멜리아.gpx

 

 

 

원물카멜리아.gpx
0.2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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