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눈밭에서 자전거 타기

와신 2011. 12. 11. 21:26

밤새도록 겨울 바람 씽씽 불더니 하늘이 우중충한 아침 입니다. 살짝 문 밖을 나와 봤더니 코 끝을 에이는 찬 바람이 야외 운동하기에는 영~ 별로인 것 같습니다.

날씨 화창한 날이야 뭐... 그냥 자전거 끌고 후다닥 뛰어 나와도 그만인데....ㅠㅠ

오늘 같은 날은 아랫목에 등지지고 비스듬히 누워 TV 삼매경에 빠져 보면 따악 좋을 듯 합니다만, 그래도 회원님들과 약속한 날이라 길을 나서 봅니다.

 

오늘은 새별오름에서부터 출발해 봅니다.

새별오름은 들불축제로 유명한 오름으로 달리 설명 안드려도 잘 아시겠지요....^^

여기서부터 자전거로 영아리오름 임도까지 치올라 갔다가 원물오름, 당오름, 새미소, 이달오름 거쳐 새별오름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계획해 봤습니다.

 

 

400고지 이상 되는 곳이라서 그런지 아직도 길가에는 눈 묻었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으로는 지금도 하얀 눈이 남이 있네요.

 

눈 녹아 흐르는 길을 따라 나인브릿지 골프장 길로 짓쳐 올라가는 중입니다.

 

헛! 영아리오름 방면으로 방향을 틀어 목장길로 들어서는 순간.... 하얀 눈밭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회원님들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오는 순간입니다. 이얏호! ^^

 

햐얀 눈밭 라이딩에 정신이 팔려... 우회전 해야할 길을 놓쳐 지나치고... 막다른 길을 만나서야 뻘쭘하게 상황 정리를 하는 중입니다.

 

추워서 그런지 GPS도 살짝 맛이 간 듯.... 손으로 정성스레 보듬어 줬더니 그제야 올바른 길을 알려 줍니다.

자빠링 반...끌바 반 하면서... 영아리 오름 방면으로 올라가봅니다.

 

에궁...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영아리오름 기슭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래도 올해 처음 설상 라이딩이라 발 시려운 것도 잊은채 마냥 기분 업! 입니다.^^

 

드디어 영아리 임도로 올라 왔습니다. 살짝 눈발이라도 내려주길 기대했는데...... 그래도 뭐... 너무 깊게 패이지 않는 눈길 덕택에 유유자적하게 자전거 타고 임도길 지나갈 수 있었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안덕면 쓰레기 매립장 도로 따라서... 눈 녹은 물 튀어 오르지 않게 살살 내려오다 보니... 아쉽게도 산록도로로 나와 버렸습니다. ㅠㅠ

 

산록도로따라 평화로 방면으로 오다가 광평마을 입구에서 상천 방면으로 내려오다 우회전... 다시 숲길 잠시 지나다 오른쪽 하늘로 족은대비악 모습이 나타납니다. 눈길만 아니었어도... 길따라 올라 갔다왔을텐데...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평화로를 가로질러 다시 원물오름 방면으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감낭오름 오른편으로 원물오름이 보입니다.

오늘 올라 보려했던 오름이었습니다만.... 진입로 길 사정이 좋지 않아 그냥 지나갑니다.

 

원물오름 임도 지나고 다시 동광검문소 지나서 동광마을에 있는 동광가든(여기는 뭣이든 다 동광인거 같음 -,.-)으로 후다닥 들어섰습니다.

이 곳은 대략 1년에 한 두번 정도 들르는 곳인데... 갈비탕 맛이 일품인 곳입니다.

헐~ 여기는 아직도 갈비탕이 딸랑 6천원입니다.

 

막걸리 한사발 반주 삼아 갈비탕으로 훈훈하게 점심식사 마치고 당오름 입구에 도착 했더니 불곰님 클립신발이 페달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에효 발시려 ㅠㅠ

 

이런 황당할데가.... 연장 꺼내서 페달에서 분리하고... 클립에서 빠져나간 나사 잘 조여주고 당오름 임도로 들어서 봅니다.

 

날씨 제법 쌀쌀한데도 소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역쉬... 제주도는 남쪽나라 입니다. -,.-

 

당오름 임도 한바퀴 돌아서 나오려다가... 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서 목장길을 그냥 관통해 지나가 봅니다.

 

목장길을 관통해 지나갔더니 금새 이시돌 목장 길로 들어설 수 있었네요... ^^

 

이시돌목장길로 누운오름 돌아서 이달오름 방면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와우! 이 방면에서 바라보는 이달오름 모양이 너무 알흠답습니다.... 날씨 화창한 날... 카메라 들고 다시 한 번 와 봐야겠습니다.

 

이달오름 임도길이 트레킹 코스로 잘 정비가 되어 있어 궂은 날씨에도 라이딩 하기에는 부족함 없이 좋았습니다.

 

제주도는 하얀 눈밭에서 뒹굴다가도 요런 파란 풀 밭을 다시 밟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상존하고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제주돕지요.^^

 

소 꼴을 준비하기 위해 경작하는 곳이라 후다닥 지나가야하는 아쉬움 있었습니다만... 멀리 눈 덮힌 오름을 뒤로 하고 한 컷! 인증샷 날려 보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젠 발도 시리고, 손도 시리고, 더 자전거 타고 싶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만, 평소보다 두어시간 앞당겨서 새별오름 주차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래 파란색 선은 원래 계획했던 코스였고요...

빨간 실선은 오늘 실제 타고 온 코스 되겠습니다. 나인브릿지 방면 눈밭에서 잠깐 길 잃고 헤매이다... 원수악 등반 패스...정물오름 임도 한바퀴 돌고 지날 길을 관통해서 바로 지나왔습니다.

 

오늘 총 탄 거리는 대충 40km 정도 되네요.

우중충한 날씨에 하얀 눈밭 라이딩도 해 보고... 멋진 이달봉 모습도 새롭게 찾아보고, 한 겨울 파란 풀밭에서 잠시잠깐 인증샷도 날려보았던... 제법 쏠쏠하게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눈길에 180도 수직 자빠링한 종철님! 몸 괜찮으신가요?

따뜻한 아랫목에 등지지고 누워... 결린 곳 있걸랑 잘 풀어 두세요....^^

오늘 눈밭에서 자전거 탄 이야기는 여기서 대충 끝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