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올레7~8코스 자전거 타는 이야기

와신 2011. 12. 4. 22:17

오늘은 따뜻한 남쪽으로 라이딩을 떠나보기로 한 날입니다. 서귀포 올레7코스와 8코스를 연결해서 코스도를 그려 gps에 담아 놓고...

아침 일찍 탐라MTB 회원님들과 두대의 차량에 자전거를 싣고 서귀포로 출발해봅니다.

오늘, 같이 참석하신 회원님 중 한 분이 초보 라이더인지라... 높은 업힐 구간은 차량 점프하기로 하고, 봉림사 주차장에 차량 1대를 파킹,

나머지 차량에 꼬깃꼬깃 구겨 타서는 고근산 주차장에 착륙했습니다.

 

고근산 어귀에서 바라보는 바다 빛내림 광경이 경이로워... 몸도 풀겸 고근산을 도보로 등반해 보기로 합니다.

 

역쉬 서귀포는 따뜻한 남쪽나라네요.... 벌써 지고 없을 단풍이 이제야 제철인양 붉으스레 물들어 올라 오는 모습이 사뭇 곱습니다.^^

 

와우!

헉헉대며 올라온 고근산 정상에서 우리를 반겨 주는 백록설산이 스펙타클하게 나타나네요.... 한라산 배경으로 이리저리 사진찍기 놀이하다... 호흡이 편안해질 즈음해서 고근산을 내려 왔습니다.

 

고근산 주차장에 바로 내려서면, 고근산 정상에서부터 이어지는 7-1코스 올레표시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고근산 배수지길을 싱글싱글 내려와서는...

 

곧 바로 엉또폭포로 치달려 봅니다.

길 옆으로는 노랗게 익은 밀감 밭들이 시야 가득 자전거 뒤로 흐르고...

 

내리막을 내리 달려 엉또폭포를 찾아가 봅니다. 물이 없어도 그 절경이 가히 신선들이 놀던 자리처럼 경이롭습니다.

 

엉또폭포에서 원 없이 개개인별로 인증샷 날려두고...

흐드러지게 열려 노랗게 무르 익은 밀감밭에 두 눈이 중독된 체로...색달동으로 가는 중입니다. 목은 타오르고.. 새콤달콤한 밀감은 업힐에 지친 라이더들을 유혹하고.ㅠㅠ

 

색달동 교차로를 통해서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벌써 점심 시간이 다가옵니다. 라이딩 초입에서 너무 놀았나  봅니다. ㅠㅠ

중문에 오면 늘 단골삼아 찾아가는 옛날손순대 식당 찾아 들어가서는 반갑게 맞이해 주는 맘씨 좋은 사장님의 정성으로 식사를 마치고,

천제연주차장을 가로질러 올레8코스에 포함되어 있는 베릿네오름 가는길로 해서...대포포구로 내려가 봅니다.

 

베릿네오름 계단을 내려오면서 불곰 아저씨의 아싸한 묘기도 감상해 보고... 

 

개천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들국화 구경도 실컷 하고...(요거이가 감국이더라고요....국화차 만들어 먹는....쉿! 자연보호)

 

주상절리 산책로를 후다닥 지나서 컨벤션센터 산책로를 빠져나가노라니 뭔가 껄쩍지근한 느낌이 있어 뒤돌아 봤더니...

뜨앗!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 자전거 브레이크를 급하게 잡게 만들고....

 

회원님들로부터 인증샷 요청이 떨어집니다.

해를 등지고 반대로 서 있길래... 해를 보라고 했더니.... 그냥 해봅니다.....@_@

이 아저씨,,, 저 아줌씨...다들 해보고..?

 

다시 대포포구로 출발해 봅니다.(또...해보네...ㅠㅠ)

 

중문단지축구장 지나고... 인증샷 한장 없이 대포포구는 후다닥 지나버리고 대포포구 지나서 해안가 끌바 구간을 피해 일주도로로 나와서는 선궷내입구 지나 월평마을 해안가 올레코스로 진입 합니다.

 

때론 끌바로 지나가야 하지만, 요렇게 자전거로 싱글싱글 갈 수 있는 길들이 자전거 타고 올레길 가는 우리네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걸어서 체험하는 올레풍경과 자전거로 만나는 올레풍경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껴 보는 순간들 입니다.

 

오늘 처음 오셔서 무지막지하게 공을 들이시는 파란님도... 끙차 힘내서 페달을 밟아봅니다.^^

 

월평포구 내려오는 길입니다.

 

천연적인 바다 해식절벽 사이에 만들어진 월평포구 모습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마치 톰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듯한 비밀 동굴처럼 은밀한 월평포구를 지나오면서 미련 남아 다시 뒤돌아 보고... 인증샷 날려 보다가...

 

상쾌한 바닷바람 맞으며... 정의논 해안가를 달려 봅니다. 아참! 월평포구를 지났으니 지금부터는 올레 7코스가 되겠네요.

 

멀리 범섬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정마을, 요즘 해군기지 문제로 시끌벅적 하다던데...

 

아닌게 아니라... 천연의 자연절경이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막아 놓은 펜스로 시야를 가득 가려놓고 있더군요...ㅠㅠ 

당근... 올레코스도 마을길로 우회... ㅠㅠ

 

강정포구에서 잠시 쉬며... 휘휘 한숨 지으며 지나가는 해녀들의 하소연도 들어보고...

해군기지안으로 파묻혀 가는 구럼비의 잔해도 먼 발치에서 바라다 보고....

삼만여년전에 화산폭발로 흘러 내리던 용암이 바다를 만나 1.2km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거대한 구럼비 바위가... 사라지고 있는 현장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찡해져 옴을 느껴 봅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먼 훗날 역사를 심판하는 후손들의 혜안으로 이루어지겠지만..... 어쩌면 그때는 이미 늦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서로의 배려가 필요한 덕목이라고 느껴 봅니다.

순리대로... 물 흐르듯이....그렇게... 거슬림 없는 역사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ㅠㅠ

 

강정마을 구럼비 올레를 우회해서 찾아간 서건도 모습입니다. 하루에 두번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바닷길이 열린다는 제주도 판 모세의 기적입니다.

때마침... 기적이 일어나고 있더군요. 강정마을에도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해 봅니다.

 

서건도는 제주 본섬과 300여미터 떨어져 있어서 섬 같지 않고, 서건도 내부에 잘 썩기 쉬운 부토들이 많아서 썩은섬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나중에 한자에서 차음해서 서건도라고 부르고 있다고 하니.... 한 상식 챙겨 두심이^^

 

언제 다시 올지 몰라 내 애마도 세워 놓고 한컷 담아두고...^^

 

이제서야 저 멀리서 잔차 끌고 넘어 오시는 회원님들 모습이 보이길래...

 

서건도 입구에 만들어 놓은 익살맞은 장승 부여 잡고 인증샷도 날려 봅니당^^

 

 요눔이 그러고 보니 주변 경관하고 참신하게 잘 어울리네요....세상풍파 다 조롱하는 듯이 빨간코에 십자 상처 표시해 두고.....^^

 

농산물 판매하는 쥔장님이 가르켜준 하트무늬 갯담도 담아 보고...

 

하얗게 눈 덮힌 백록담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파랗게 너울대는 마늘밭과 돌담도 담아 보고...

 

강정마을을 벗어나 법환포구로 향해 봅니다.

이정표에 덧칠해진 X 표시가... 찡하니 뒷통수를 후려 치는 듯해서...후다닥 자리를 벗어났습니다.ㅠㅠ 

 

강정마을을 벗어나면서 뒷머리는 묵직해도... 냄비처럼 뜨거워졌다 금방 식어가는 여행객들을 조롱하는 듯이 화사하게 펼쳐지는 일강정바당올레 풍광에 다시 심취해가기 시작합니다.

 

멀리 새섬과 문섬 사이로 섶섬 모습도 보이고...

 

영화 '홍반장' 촬영지인 법환 포구에 위치한 해녀상도 지나가면서 휘리릭 감상해 보고...

 

포구 벗어나는 올레길에 담쟁이로 곱게 치장한 담장에 흠뻑 빠져 보기도 하면서...

 

후다닥 속골천 지나... 일주도로 타고 봉림사까지 돌아와서는... 아침에 출발전에 파킹해 두었던 차량으로 고근산까지 점프해서 제주시까지 넘어 왔습니다.

뭐! 그래서.... 이 다음 7코스 끝나는 시점까지는 인증샷이 없다는 그런 야그 되겠고 스크롤 압박으로 지루해지려는 라이딩 얘기도 끝을 맺는다는... 뭐 그런 얘기지요.ㅠㅠ

 

총 탄거리는 35km 남짓이구요... 원래 계획(보라색 실선) 대비 상당히 널널하게 라이딩 다녀왔습니다.

자전거로 끌고 지나가야 하는 신라호텔 절개지(쉬리의 언덕 부터)와 끌바로 필요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대포포구 해안 구간, 그리고 구럼비가 없어지고 있는 해군기지내 올레길, 풍림리조트 해안가 끌바 구간, 주변 관광객들이 북적거려서 자전거로 지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외돌괴 구간 올레길은 모두 우회해서 지나 왔습니다. 굳이 그 길을 가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트레킹에 좋은 길과, 라이딩에 좋은 길이 있으니 참고해서 찾아보시는 영민함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아참! 아래 초록색 구간은 짧은 구간 끌바 모드이니 그냥 자전거 끌고 진행 하셔도 크게 무리가 없는 듯 하네요.

 

이상으로, 다녀온 구간 고도 정리해 보며 오늘 라이딩 이야기 마쳐 봅니다.

추운 날씨에도 가끔씩 갈팡질팡 거리는 길잽이를 따라서 즐겁게 라이딩 해주신 탐라MTB 회원님들 복 받으실거구요... 오늘 처음 출전하신 파란님...산뽕 예방주사 맞으셨으니 담부터는 오늘처럼 힘들지 않으니 꼬옥 다음주에도 참석해 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