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전국이 떠들썩합니다.
그래서 미리 코스 설계해 놓은 궤물오름과 천아오름 목장을 연결하는 코스는 차후로 탐방하기로 하고,
올레14-1코스로 시작하는 문도지오름 저지곶자왈 길을 따라 가보기로 합니다.
방림원 입구에서부터 출발해 봅니다. 방림원 앞...장승이 껄껄거리며 찾는 이들을 반겨주고 있는 듯 합니다.
문도지 오름을 가기위해서는 요런 한적한 농로길을 샤방샤방 올라가면 됩니다.
오름 입구에 이르러서는 사유지임을 표시하는 내용과 올레꾼들이 다니고 있으니 꿩총 쏘지 말라고 쓰여 있네요.
문도지 오름은 원래 죽은 돗(돼지의 사투리) 모양의 오름이라 하여 문도지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한경면과 안덕면의 경계에 있는 문처럼 서있다하여 문도지 오름이라고 한답니다.
순수하게 오름 오르는 높이가 55m이고 보면...자전거 맬바로 올라도 될 듯 하여...맬바 끌바로 오르기로 합니다.
먼저 올라 위에서 바라보니 제법 가파른 형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애쓰게 끌고 올라온 자전거로 씽하니 오름 정상으로 내질러 봅니다.
백마 한쌍이 후다다닥...놀랐는지...길을 내어줍니다.
비록 낮은 오름이지만 오르고 나면...주변 경치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한라산 품 안에 모여 앉아서 정물오름과 당오름, 도너리오름이 정겹게 조잘대는 듯 합니다.
문도지 오름을 내려오는 길이 제법 험합니다. 아마도 계단을 놓으려는 듯...흙이 파헤쳐지면서 다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조심조심 끌바로...내려와봅니다.
제주의 허파...곶자왈....문도지 오름을 싸고 돌면서 곶자왈과 오름을 구분짓는 경계는 고운 잔디길로 그어져 있습니다.
오늘 라이딩의 진수는 바로 이 곳인 것 같습니다. 아주 고운 제주 잔디(테역)길을 달리는 기분은 직접 느껴보지 못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답니다. 뒤에 다시 나오는 곶자왈 길에도 요런 고운 잔디길이 우리를 맞이해 주고 있었습니다.
오늘 코스의 느낌표는 곶자왈 잔디길로 잡아 봐야겠습니다.^^
저지 곶자왈 길을 벗어나 평화마을로 들어서봅니다.
요맘때면 제주도만의 특색있는 길이 또 있습니다. 바로 노랗게 익은 감귤 주렁주렁 울담 위로 매달려 있는 길을 달려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는 자전거 위에서 한 손 내밀어 한알 상큼 베어물고 픈 충동을 억제하며 지나갑니다.
그렇게 내려가다 보면...바로 앞에 가마오름이 보입니다.
이 역시 아주 나즈막한 오름입니다만, 이 오름 지하에는 전쟁의 아픔이 지금도 살아 꿈틀대고 있는 곳입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일본군은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제주도를 선택합니다. 산방산, 사계리 등 해안 진지동굴, 비행장 등 숱한 전쟁의 흔적이 있습니다만, 이 곳은 일본군 총사령 진지 역할을 했던 곳이라 합니다. 이 조그마한 오름의 아래에는 총2000m에 달 하는 17개의 땅굴들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연결되어 있으며 사방으로 33개의 입구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을 제주도에 떨어트릴까 하는 고민도 했었다니...하마트면...
제주도민들 큰일날 뻔 했던 것 같습니다.ㅠㅠ
가마오름 정상에 올라보니 멀리 모슬봉과 산방산, 사계리 등 시야가 트여져 있어...전투 상황을 조망하기에 딱 좋게 되어 있는 형국이더군요.
오름을 내려오는 길에 땅굴 입구가 보입니다.
오름을 다 내려오니...평화박물관 마당으로 내려오게 되어 있네요.
원래는 이 평화박물관을 관람하고 오름을 올라 보는 것이 순서 입니다만, 이번 코스는 그냥 꺼꾸로 되어있습니다. 왜냐구요..?
가 보면 압니다.ㅠㅠ
평화박물관을 뒤로 하고...청수 곶자왈을 찾아 나섰습니다.
곳자왈이란...이러쿵저러쿵....떠들어봐야...전문가가 만들어 놓은 설명이 최곱니다...그래서...아래 사진으로 대체하고...ㅠㅠ
모처럼 추위뒤에 찾아온 파란 하늘과 따스한 볕 아래서 이것저것 가지고 온 간식도 꺼내 먹고...휴식을 취해 봅니다.
곳자왈의 역사를 말해주는 나무일까요? 그 웅장함이 파란 하늘색과 더불어 고고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오랫만에 맞이하는 햇볕이라...그림자 놀이도 해보고^^
오늘도 어김없이 육중한 몸을 날려 쩜쁘샷도 찍어 봅니다.
혼자 뛰면서 찍은 셀카라...여러장 찍은 끝에 겨우 요거 하나 건진듯.....(무릎이 후들거립니다..ㅠㅠ)
청수곳자왈 입구로 들어서봅니다.
제주의 아마존이라고나할까...곶자왈을 통하여 스며든 빗물은 2백년동안의 고운 정제과정을 통해 천연 지하수로 태어나고,
짜디짠 해풍을 삼킨 곶자왈은 상큼한 바람과 제주의 푸르름을 만들어 냅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조심조심 지나가며 심호흡 크게 해봅니다. 흐흡!
청수곶자왈을 나와서 다시 이 곳은 무릉 곶자왈 진입로랍니다.
역시 고운 잔디 길이 우리를 맞이해 주는군요....
올레11코스에 한 파트이기도 합니다만,
오늘은 유난히 더 좋아보이니....아무래도 오늘 라이딩의 포인트는 곱게 깔린 잔디길이라 해얄 듯 합니다.
행여 길숲 고사리들이 다칠까바 조심조심...지나가 봅니다.
조금은 머리숙여 지나야하는 나무 터널도 지나가 보고...
그 고운 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신평리 신작로로 나왔습니다....출발은 저지에서 했는데...
주변 볼 꺼리가 너무 많아서일까 어느새 한경면에서 산방산이 성큼 다가와 보이는 대정읍으로 들어서 버렸습니다.....ㅠㅠ
그다음은...지루한 아스콘 도로와의 만남입니다.
묵묵히 페달 밟으면서...오늘 알흠답게 지나쳐온 길들을 되새김질 하다보니 어느새 저지오름이 저 앞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지마을 들어서기전 오월의꽃(무인카페)에서 방금 뽑아낸 듯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방림원으로...고고씽...
오후1시가 다 되어서 출발한 라이딩 코스가...5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네요....아주 널널하게 기분좋은 코스 되겠습니다.
총 탄거리 37.4km에 조잘대며 흘려 버린 시간을 뺀다면....두어시간 빡시게 돌아도 될 듯 합니다만,
그렇게 라이딩할거라면...구태여 여기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겠죠?
12월의 따뜻한 햇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고운 곶자왈 잔디길 돌아본 이야기 여기에서 접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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