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주시에서 화북해안을 따라 함덕해수욕장까지 자전거로 가 보았습니다.
아마도 올레18코스가 만들어진다면,
사라봉과 별도봉을 어우르면서 화북 해안 문화기행을 하면서 삼양을 거쳐 신촌, 조천으로 이어질 듯 하네요.
오늘 다녀온 총 길이는 30여KM이고...표고 80M 고도를 올랐으니 말 그대로 해안선 기행이 되겠네요.
오늘도 편안한 복장에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자전거로 다녀왔습니다.
사라봉 입구 박물관에서 부터 출발해서 오현고등학교 옆길로 화북 바닷가까지 달려 내려가면, 정성스레 담을 쌓아 놓은 곳이 보입니다. 환해 장성이라고 하는데요.
이 환해장성은 제주도 기념물 제49호입니다. 제주도 해안선 300여리(약120km)에 걸쳐 쌓여진 석성을 말하는데 1270년 고려 원종11년에 몽고와의 강화를 반대한 삼별초군이 진도에 들어가 용장성을 쌓아 대몽항쟁을 전개할 무렵, 삼별초군이 제주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고려 조정이 영암부사 김수와 고여림 장군을 보내어 쌓은 것이 그 시초라네요.
이후 환해장성은 왜구 침입이 심했던 고려말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보수 정비가 이루어졌으며, 또한 18,9세기에는 영국군함 등 이양선을 방어하기 위하여 보수 정비되었구요.. 현재 양호하게 남아 있는 곳은 이 곳 화북 해안을 포함하여 도내 10개소(제주시 화북, 삼양, 애월, 북촌, 행원, 한동, 서귀포시의 온평, 신산)가 있다는군요.
제주도 해안가 전역을 돌면서 쌓아 올린 돌담의 장성이라 ....만리 장성은 못되어도 200km이상의 장성이 쌓여 있었겠네요.
환해장성을 따라 돌다보면 화북 포구가 나옵니다.
물론, 자전거로 따라 돌지는 못하고 저는 후딱 도로로 나와서 포구로 넘어갔네요^^
빠알간 등대가 가을하늘과 어우러져 한 껏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마을이 있는 해안가면 어김없이 용천수가 솟아 나는데요...이 용천수가 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니 당연할 수 밖에요...
화북포구에도 용천수는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색...조업을 위해 해신을 달래던 사당이 당근 있었겠지요? ^^
화북포구에 자리잡고 있는 이 사당은 해신사(海神祠)라고 합니다. 해신사는 제주도기념물 제22호로 지정되어 있구요 1920년(순조 20) 목사 한상묵이 해상을 왕래할 때 안전을 기원하기 위하여 화북포 해안에 사당을 짓고 매년 정월 보름 해신제를 지내도록 한 곳이라네요. 지금도 매년 정월 보름과 선박이 출항하기 전에 해신제를 지내어 행상활동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합니다.
해신사를 지나 마을 안길로 살살 가다보면 화북 연대가 나옵니다.
별도(화북)연대는 오늘날과 같이 통신시설이 발달하기 이전에 적의 침입과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도내 각처에 빠르게 연락하는 통신망의 하나였습니다. 제주도에는 각 방호소와 수전소에
여러개의 연대가 설치되어 연락의 신속성을 기하였다고 하는데요...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적의 침입과 위급함을 알렸고,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오면...
연대를 지키던 사람이 직접 달려가 상황을 전하였다고 하네요.
지금처럼 자전거라도 한대 있었으면 참 편했겠다 싶습니다. ^^
마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서 하마트면 놓치고 지나칠 뻔한 곳입니다.
이 곳은 김씨네 와가(瓦家) 랍니다.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한식 기와집이 매우 적었었는데요. 그나마 대부분은 성안과 제주시 근처의 화북, 신촌, 조천에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도 기와집의 특징은 바람이 세기 때문에 기와가 특히 크며, 처마끝과 용마루 주변은 회땜질을 해서 특이한 경관을 형성했다는데요...
초가집에 비교하면 지붕이 무겁고 굵으며 단단한 나무를 사용하고 고급스럽게 치장한 것으로 보아 제법 잘 사시는 분들의 집채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김씨네 와가를 구경하고 다시 동쪽으로 치달리는 중이네요.
마을길 벗어나면 요로코롬 호젓한 외곽길이 나타나구요....그 길을 따라 잠깐 달리다 보면 어느새 삼양 검은모래 해변으로 이어집니다.
늘 철지난 바닷가를 볼때면...뭔가 허전하다 싶으면서도...운치를 느낄 수 있음은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모래위로 미끄러지듯 스러지는 바닷물에 비친 하늘 반영을 한컷 잡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삼양에는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어서 이번 기회에 들러봐야겠다고 벼르고 별러 가보았는데요...
쩝!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보수를 위해 휴관하고 있어서 그냥 담장 밖에서 한 장 찍고 다시 원당봉으로 달려 봅니다.
원당봉에는 원나라 시절 창건했다고 하는 원당사지가 있고...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오층석탑이 있답니다.
원당사지는 원제국시대 제주도의 3대 사찰의 하나였던 원당사 터 13세기 말엽 원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보이며 원나라 기황후가 삼첩칠봉의 명당자리에 절을 지어 불공을 드리기 위하여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는군요. 17세기 중엽까지 존속 되다가 1914년 이곳에 불탑사가 재건 되었다고 합니다.
불탑사오층석탑은 보물제1187호 입니다.
이 탑은 제주도내에 있는 유일한 불탑이구요 현무암으로 축조 되었으며 1층의 기단과 5층의 몰돌이 심하게 좁아진 특이한 양식으로 만들어 졌답니다.
각 층의 몸돌이나 지붕돌은 단일석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고요 몸돌은 아무런 문양도 두지 않는 간략한 양식을 취하고 있고, 지붕들은 네 귀퉁이의 끝만 살짝 올려 마무리 되었습니다.
상륜부에는 근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보개가 올려져 있으며 이 석탑은 1300년(충렬왕 26) 원나라 순황제가 황태자를 얻기 위하여 축조했다고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답니다.
에효! 원당사, 원당봉이 몽고유적 중에 또 한 획을 그어 버리는 곳이었다는 것을 오늘 또 알아가 봅니다. 징기스~
불탑사를 벗어나면서 신촌 들녘이 아닌 밭(고구민가?)과 길가에 피어 있는 해바라기랑, 코스모스 등등이 이뻐서 몇 장 찍어 둡니다.
여기는 신촌 남생이 못이랍니다.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되는 곳인데요...수중 생물 들을 관찰하기 따악 좋게 만들어 진 곳이네요. ^^
남생이 못을 지나 다시 신촌 바닷가 방면으로 가다보면 닭머르가 나옵니다.
예전에 저는 멋모르고 요 바위에 올라 앉아 자리돔 낚시를 하고는 했었는데.... 오늘 이 길을 다시 지나며 세워진 표지판을 보니 닭모르 명칭이 아하!하고 이해가 됩니다.
아래 그림이랑...실제 저가 찍어 놓은 사진이랑 비교해보면서 닭머리를 찾아보세요.^^
신촌 포구를 찾아들면 역시 이 곳에도 용천수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이 곳 용천수는 큰물이라 해서...아주아주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입니다. 제주시 산지천과 이호해수욕장 도두물과 같이 엄청 시원하기로 소문 난 곳입니다.
한 여름에도 이 물에 들어 앉아 5분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아주 어렸을적 냉장고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 미숫가루 먹으려면 주전자 들고 이 물을 길어와야 했다눙....
신촌 포구를 벗어나면서 대섬도 들러서 인증샷 한장 날려 놓고...대섬이 어디냐구요?
신촌 포구 벗어나서 일주도로로 나오면 바닷가 방면에 저수지 비스므리한 곳이 보이는데 이 곳을 지나 걷다보면 대섬이라는 표지가 보입니다. 사실...10여미터 떨어진 섬을 연결해 놓은 곳이라 섬이라고 느끼기에도 거시기 한 곳입니다만, 이 섬과 본섬 사이에 형성된 습지는 철새들이 찾아와 머물다 가는 곳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네요.
조천 해안으로 넘어가 봅니다. 조천해안가로 가다보면...
돌로 둥그렇게 바다를 막아 놓은 곳이 목격되는데요...갯담(원담)이라고 합니다.
원담이란 제주 해안선의 자연지형과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어로시설로서 주로 여름철 멜(멸치)잡이에 이용되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해안선 곳곳의 자그마한 만에 나지막한 돌담을 축조하여 밀물을 따라 밀려든 고기를 썰물이 되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고기를 잡게 되었는데 이 원담을 돌그물이라 부르기도 하였답니다.
원담을 지나 연북정으로 가다가 특이한 올레인지 통로인지 돌담으로 만들어진 곳을 지나 봅니다.
예전에 이 곳은 집과 집 사이에 경계를 만들어 놓을때 쓸모 없는 또는 담을 쌓기에 너무 부적합한 거친 장소를 피하여 집 담을 쌓다가 나온 짜투리 공간이라고 이해해 보면 좋을 듯 하네요.
아주 짧은 곳이었지만 정겨움이 잔뜩 묻어 있는 곳인 것 같아 무흣한 감이 들더군요^^
요 통로 지나서 바닷가를 살펴 보다가 멀리 해안가에 불턱이 있길래 한 컷 날려 봤습니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다가 한기를 피하기 위하여 지어 놓은 곳으로 이 곳에서 불을 피워 젖은 옷을 말리고...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지금도 해녀들에게는 유용하게 사용되는 공간이랍니다.
세번째 사진은 전형적인 제주도 해안가 초가집 형태가 보존되어 있어서 한장 찍어 두었답니다.
조천마을 안 포구에는 연북정이 있습니다.
연북정은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호이구요...연북정은 유배되어 온 사람들이 제주의 관문인 이곳에서 한양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면서 북녘의 임금에 대한 사모의 충정을 보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뭐...기쁜 소식이라 함은 당근...
"이제 그만 귀향살이 그만하고.... 짐의 곁에서 국사를 돌보아 주시요..!~" 하는 임금의 교지가 아니었을런지요...^^
연북정에 올라 잠시 목을 축이고 그 옛날 선비들이 임금님을 그리듯이 북쪽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조천 해안도로로 해서 함덕해수욕장까지 치달려 봅니다.
조천 해안도로를 따라 가을바람 살랑살랑 느끼면서 페달을 밟고 있으려면, 어느새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살랑바람 느끼며 페달 밟는 기분에 흠뻑 빠지다 보니 해안도로 경관은 찍어볼 생각도 없이 함덕에 도착하고 말았네요.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서우봉이라는 곳입니다. 봄에 이 서우봉에 만개한 유채꽃을 배경으로 파란 함덕해수욕장 풍경을 찍는 맛이 또한 일품인 장소인데요...
이 서우봉 배경으로 사진 몇장 담아 보고 오늘 18코스 그려보는 자전거 타기 이야기를 마쳐 봅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가족들이랑...친구들이랑 주말에 하이킹 한 번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자녀들과 같이 간다면 운동도 되고....문화기행도 되고... 여러모로 좋을 듯 하네요.^^
제주시내에서 하늘 파란 가을에 다녀올 만한 하이킹 코스 ....추천 한방 꾸욱 눌러 주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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