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찻오름의 가을
▼오후 한시! 카메라 짊어지고, 대충 자전거 행장 꾸려서 물찻오름 임도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인제사거리에서 월평을 지나 제주대학교 동쪽 과학단지 조성지를 통과하여 제주CC방면으로 올라갔다.
▼ 산업정보대 위쪽 마방목지에서 천고마비의 계절을 느껴본다.
풍성한 가을만큼이나 풀을 뜯고 있는 말들 모습이 평화롭다.
▼ 한참을 그렇게 말들과 놀다가...물찻 교래리 입구 방면으로 계속 업힐.
▼ 거금주고 타이어를 바꿔도 나에게 펑크는 일상 다반사가 되어 버린 것일까....ㅠㅠ
▼ 이제는 숙련된 솜씨로 타이어를 수리하고, 끙차끙차 오르다 보니, 교래 입구로 들어섰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곳이기도 해서 한장 찍어 두었다.
이때나 아니면 차타고 휭하니 지나치는 곳이라 사진 찍어둘 일도 없을게다.
▼ 물찻오름의 가을은 삼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 잎에서부터 오고 있는 것 같다.
빨갛게 나무를 수 놓고 있는 담쟁이 잎이 빨갛다 못해 투명해 보이기까지 해보인다.
▼ 예전에는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까먹었다는...여하튼 빨갛게 약이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이쁘다.
▼ 물찻 임도의 모습이다.
내가 늘상 자전거를 타고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물찻 오름 주변의 임도가 주는 고즈넉함 때문일게다.
조용하니 산새들 지저귐 소리, 바람에 으시대는 나뭇잎 소리....
물찻 오름의 가을은 요란함이 없다. 빨갛게 단풍 든 모습을 기대하고 왔다가는 실망하기 따악 좋다.
이 곳에서의 가을은 포근함과 조용함 속에 사알짝 왔다가 내려 앉아 버리는 새색시 볼과도 같다.
▼ 내 마음속에 사알짝 요란함을 기대하고 왔던 것은 아닐까?
그래도 빨갛게 물든 나뭇잎만 보이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나를 발견해 본다.
▼ 하늘보고 땅보고 슬렁슬렁 패달을 돌리고 있으려니
물찻오름 입구에 도착했다. 훼손된 물찻 등산로를 복구하기 위하여 공사가 진행중이란다.
그래서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난대림연구소 임도를 따라 성판악으로 올라보기로 했다.
▼ 난대림 연구소길 가다 마주친 가을색!
예전에 이 나무 아래서 빨갛게 물든 나뭇잎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훌쩍하니 자라서(늙어서?) 아니면, 누가 가지치기를 해놔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물찻임도에서 딱 한군데 단풍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사라져 버렸다.
▼ 물찻 임도에는 아직도 산수국이 피어있다.
난대림은 난대림인가보다...늦여름에 보았던 산수국이 지금까지 피고 있는 걸 보면...
▼ 빨간색에 목이 매었나....
빨간색만 보면 마냥 좋다고 셔터질이다....
▼ 그래도 가을을 느껴보기 위한 산행인지라,
시간될때 많이 담아 두어야 한다.
내일부터 비가 올거라는데...그 비 오고 나면...
우수수수 낙엽 지고...
그리고 나면, 그나마 요렇게 빨간 가을색을 볼 수 있는 시기도 다 지나갈 것이다.
▼ 요것은 또 무슨 버섯일까?
아시는 분 있으면, 갈켜 달라고 찍어 올려 보았다.
▼ 아쉽게 숲속 임도길도 다 끝나고,
516도로변으로 휭하니 나와버렸다.
벌써 시간이 5시를 훌쩍 지나고 있다. 어둡기 전에 성판악을 올라야 한다.
▼ 끙끙대며 성판악 오르고,
물한모금 마시니 벌써 5시 반이 다가와 간다.
초저녁 시야가 제일 좋지 않은 시간대이다.
자전거 뒤에 깜박이 미리 켜 놓고,
하염없이 집까지 다운힐...
저녁 6시 다 되어서 제주시에 무사히 도착했다.
느즈막한 가을 오후...
홀로 다녀온 물찻임도는 오늘도 내게 기분 좋은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조용한 연인들끼리 김밥 몇 줄 싸 들고 다녀오면 좋을거라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 얘기 여기서 마친다.
[물찻임도 가는 길]
물찻오름 정상에는 자연생태 습지가 있어서, 보호구역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작년 12월말부터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오름 정상까지 올라 가는 것은 추천하지는 않지만,
그 주변 임도를 트레킹하거나, 자전거로 라이딩하면서 돌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곳이다.
물찻임도 가는 길은
제주시에서 516도로를 타고 14km정도를 한라산 방면으로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좌회전 하는 길이 보인다.
이 곳으로 진입해서, 1km정도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 편으로 물찻오름 가는 임도가 나타난다.
이 곳 임도는 워낙 유명해서, 주변에 과일 팔고 있는 행상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니 물찻임도 찾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게 없을거다.
이 곳에서 물찻오름 입구까지는 대략 4.8km가 된다. 이 곳까지만 트레킹 하더라도 왕복 10여km이니 따악 좋은 코스임에 틀림없다.
더 미련이 남는다면,
붉은오름방면(남조로길이 나오는 곳까지)으로 3~4km더 다녀와도 되고,
임도 라이딩을 할 계획이면,
난대림 연구소(붉은 오름방면으로 다운힐 3km하다가 길 오른쪽으로 꺽어드는 갈림길이 있음) 임도를 타서 10km정도의 오프 라이딩을 더 즐길 수도 있다.
임도에서 나오는 길은 동수악 부근 516도로로 나오게 되며, 다시 성판악 방면으로 3km정도 업힐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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