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올바른 페달링을 위한 처치

와신 2007. 12. 31. 21:12

페달링,정상과 최적의 차이

 

 

자전거와 신체의 접점 – 인터페이스

 

지난호 연재는 무릎통증에 대한 전반적인 피팅클리닉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번 호에서는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한다.

 

사이클링에서 신체와 자전거가 닿는 부위는 엉덩이, 손, 그리고 발이다.

이들 부위에 대한 통증은 경력과 실력을 막론하고 사이클리스트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매년 새로운 형태의 안장과 손잡이, 페달과 신발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러한 사이클리스트의 고충이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신제품들은 사이클리스트의 고질적인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즉 어떤 사람에게 잘 맞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 자체가 사이클리스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로 피팅 연구가와 전문가들의 몫이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터페이스(interface)’라는 화두로 모아지고 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찾아내는 것에 달려있다.

 

 

인터페이스 피팅의 시작- 페달 인터페이스

 

 사람의 발은 하중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통계적으로 87%는 내족현상(varus)을 가지고 있으며, 9%는 외족현상(valgus)을 가지고 있다(그림 1,2 참조). 단지 4%만이  발 앞꿈치가 지면에 대해 평행하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지극히 정상적인 특징이며, 보행에서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페달링에서는 발 앞꿈치 전체가 페달에 접촉하게 되므로, 보행시 수직을 유지했던 관절부는 발바닥의 틀어진 정도에 따라 페달링시 안이나 혹은 바깥으로 꺾이게 되며, 통증 또는 부상의 잠재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페달링시 수직으로 향하는 힘의 소실도 야기한다. 아래 그림들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미국 바이크피팅시스템사의 허락을 받고 빌려온 것이다.

 

<그림1> 내족(varus) : 사람 87%의 앞꿈치는 내족현상을 가지고 있다

 

 

 

 

<그림2> 외족(valgus) : 사람 9%의 앞꿈치는 외족현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발이 어떤 쪽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으면 거울 앞에 똑바로 서서 한 쪽 다리를 들어보면 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발의 형태가 두 그림 중 어느 하나에 가깝다면 그것이 바로 자기 발의 고유한 형태인 것이다.

 

 

외족 및 내족이 페달링에 미치는 영향- 통증과 힘 소실

 

<그림3>은 내족의 경우 페달과 발 사이에 집중되는 힘(압력)을 의미한다. <그림 4>는 발에 작용하는 힘이 극대화되고 안정된 이상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아무리 딱딱한 밑창의 전문 사이클신발을 착용한다고 해도 내족의 경우 힘은 그림 3처럼 발 바깥족으로 편중하게 된다. 즉 힘의 중심이 비껴남으로써 힘의 소실과 부상의 잠재성을 야기하는 것이다. 그림 4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이상적인 접점의 형태를 나타낸다.

 

<그림 3> 내족현상에 의해 힘이 바깥으로 편중된 경우  <그림 4> 이상적으로 힘이 배분된 형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그림 5>와 같이 페달링시 무릎이 안으로 모이거나 혹은 바깥으로 벌어지는 증상이다. 무릎의 바깥쪽이나 안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이클리스트들의 문제는 대부분 이러한 내족 또는 외족 현상에 기인하고 있다. 안장의 위치와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설사 통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페달링시 힘이 수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경우 힘의 소실은 피할 수 없다. <그림 6>은 신체적으로나 역학적으로 이상적인 페달링 형태를 나타낸다.

 

 

<그림 5> 페달링시 내족 현상에 의해 무릎이 안으로 모이는 증상  <그림 6> 이상적인 페달링 형태

 

 내외족으로 인한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사이클링이 과학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점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림 6>처럼 이상적인 페달링 형태로 바로 잡기 위해 피팅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답은 바로 앞꿈치의 비틀림 정도를 측정하여 그에 상응하는 교정책을 내놓는 것이다. <그림 7>은 FFMD(Fore Foot Measuring Device)라는 기구를 통해, 개인마다 다른 앞꿈치의 비틀림 각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모습이다. 그림은 사람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내족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측정결과에 따라 두께가 다른 쐐기형태의 웨지(wedge)를 클리트와 신발 사이에 장착하게 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페달에 대한 발의 각도를 교정하여 이상적인 페달링 형태가 되도록 한다. <그림 8>은 웨지를 사용해 신발에 장착한 모습이다.

 

<그림 7> FFMD(Fore Foot Measuring Device) 기구를 통해 앞꿈치의 비틀림 정도를 측정하는 모습이다..

 

 

 

 

<그림 8> 두께가 다른 웨지를 사용해 클리트의 각도를 교정한 모습

 

 

 

 

 

 

 

 

하부가 흔들리면 상부도 흔들린다

 

가령 허리가 아프다면 어디서부터 원인을 찾아나가야 할까? 의아하게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힘이 시작되는 페달과 발의 접점부터 시작해서 상체로 올라오면서 점검하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하체부터 바로 잡혀야 상체의 자세도 바로 잡히기 때문이다. 페달링은 지속적인 힘과 운동이 들어가기 때문에 근본적인 교정없이 자의적으로 무릎의 움직임을 바꾸게 되면 하체의 여러 관절부에 불필요한 하중이 걸리게 되며, 심지어 허리부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다리길이가 다른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클리트 위치를 서로 다르게 세팅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이런 세팅은 오히려 골반 양쪽의 운동을 뒤틀리게 만들어 심각한 허리 통증을 야기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상체 통증의 원인은 사이즈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페달링 자세에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림 9> 허리가 아픈 사이클리스트의 경우에도 근본적 해법을 위해 발의 각도부터 측정한다.

 

어쩌면 간과할 수도 있는 작은 부분인 발바닥의 미세한 각도에 의해 자칫 몸 전체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발바닥의 작은 티눈 하나 때문에 걷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던 경험을 해본 사람은 더욱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페달 인터페이스!! 다시 한번 스포츠과학에 완성이란 없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이러한 해법들이 지금도 자전거를 타면서 고통 받고 있는 사이클리스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바이시클라이프 10월호 '이동건의 S라인 피팅' 기고문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