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내리는 비가 그치지를 않네요.
아침부터 형님 전화오고, 깡철님 전화오고....
갈거냐 말거냐? 뭐 요런 얘기들이 오가다, 일단 가보고 비오면 우산 쓰고 오름 트래킹이라도 하자는데로 결론이 모아졌습니다.
시간맞춰 집결장소에서 형님(닉네임이 '형'), 깡철님, 저 이렇게 셋이서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평화로 지나고, 새별오름 지나고, 이시돌 목장으로 턴해서, 가다가, 빗방울이 몇방울씩 떨어지고 있어서, 비에 젖어 있을 정물 오름은 다음에 오르기로 하고,
도너리 오름 입구에서 주차를 한뒤 금악오름으로 내리 꽂았습니다.
간만에 출행하신 형님 무쟈게 앞으로 쏘아 댑니다. 손주 본 나이에 나이를 꺼꾸로 잡수시는 듯....
금오름!
만만치 않은 경사롭니다. 연륜 짧으신 깡철님 앞서 오르다가...철퍼덕 포기하시고...
중간에 오르시다가 전화 한통화 받고난 형님....앞서거니 뒷서거니 저하고 같이 금오름 그 높은 동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간만에 와 봤더니 더 높아진 듯 하여이다....쿨럭!
업힐 장면 찍고 싶어도, 한번 내렸다가는 정상까지 끌고가야하는 급경사의 연속이라서, 이따가 내려올때 실감할 수 있는 경사로는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 드뎌 금오름 정상입니다. 젖은 풀들만 드셨는지...소똥이 무척이나 질퍽댑니다. 피하면서 올라가다 어쩔 수 없이 바퀴에 묻혀 가며 올라 갔습니다.
내려올때 앞 뒤로 똥물이 무쟈게 튀어오를 듯.....
▼ 비양도 배경으로 사진도 한장씩 찍고,
입동뒤 날씨라 제법 부는 바람도 맞아보고.....
▼ 뒤늦게 끌바모드로 지형숙지하면서(?) 올라오신 깡철님 사진도 한장 클릭하고....
▼ 다시 휭하니 금오름을 내려왔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업힐의 경사각과....한굽이 감아도는 업힐 길이....증거 사진입니다.
▼ 시간이 점심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서 예정에 없던 저지오름을 올라 보기로 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로 상을 받은 곳인지라,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가는길은 저지리마을회관을 바로 지나치면 길 오른쪽편으로 오름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마을 중간으로 들어가야 하는 길이기에 잘 찾아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1km정도를 좁은 길을 따라 오름 방향으로 이동하면
드뎌 아래와 같은 오름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이라고 해서 계속 계단이 아닙니다. 보이는 끝 다음으로는 정말 이쁜 오솔길이 펼쳐진다는....
▼ 경사로가 제법이지만, 뭐 별로 길지 않은 계단이라 멜바로 바로 올라 오시면 됩니다.
▼ 계단으로 오르고 나면, 오른쪽으로 , 왼쪽으로 돌 수 있는 오솔길이 펼쳐 집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 저지오름은 특이하게 두바퀴를 돌 수 있는 오름이었습니다.
첫번째 아래의 오솔길 코스는 옛날에 화재 방어선으로 만들어 놓은 길이었는데 마을에서 이쁘게 정비를 해 놓았던 것이
아름다운 숲길로 상까지 받게 되었답니다.
일단 오른쪽 길로 들어서보기로 했습니다.
▼ 정말 이쁜 길입니다. 완전히 싱글코스네요.
잔차타고 가고 있으려니 앞에서 아베크족들이 하나 둘씩 데이트를 즐기며 걸어오는 모습이 숲속길과 어우러져 얼마나 이쁘던지....
사진 게시 수량 제한 때문에 더 올리지는 못하고
나중에 저지오름 다시와서 촬영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요것만 찍고 지나갑니다.
▼ 오름허리를 한바퀴 돌고 나면 바로 북측면으로 정상 오르는 길이 보입니다.
이번에도 계단이 있었는데 한 100m정도 멜바로 오른 것 같습니다.
멜바 오르고 나면 아래와 같이 다시 오름 분화구 주변을 돌 수 있는 코스가 나옵니다. 대충 690m라고 씌여진 것 같은데...
요기 코스도 끝내줍니다.
완전히 자전거 싱글코스랍니다. 비가 와서 미끌렸지만, 스릴있는 코스랍니다.
올라가다 멀구슬나무 보이고...아..그러고 보니 이 곳 식생이 220여종이나 된답니다.
보통 오름들은 150여종에서 그치는데..
저지 오름 정말 다양한 종이 분포되어 있더라구요.
▼ 정상에 오르면 간단하게 나무로 된 전망대가 보이고,
산불감시 초소가 있었습니다.
사진 게시 한계상 요 것 역쉬 생략하고,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산방산이랑...
▼ 비양도랑 한장씩 찍어 봅니다.
▼ 그러기를 한 참 있다가...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길래 얼른 싱글코스를 따라 나머지 반바퀴를 돌아서 내려 왔습니다.
아래사진은 비가와서 비끄러운 관계로 끌바하는 모습입니다.
날씨 좋은 날은 그대로 싱글싱글이겠죠^?^
▼ 저지마을에서 맥컬리 한잔 곁들여서 갈비탕 한그릇씩하고,
오설록 방면 길을 탔습니다.
분재예술원 지나서, 무인카페 지나고, 길거리에 왠 차들이 줄지어 주차?
유리박물관 안 주차장에 차량이 도로로 넘쳐나는 광경이었답니다.헐~
진짜.....장사 잘 된다. 우리도 함 들어가볼까?......@_@ 허걱!
입장료가 9천냥이랍니다.
도민할인...딸랑 1천냥 깍아서 8천냥씩 내랍니다.
헐~!
뱅기도 50%씩 깍아주던디....
괜시리 찜해서리 그냥 자전거만 타기로 했습니다.
▼ 꿀꿀한 맘...오설록 녹차밭에서 달래고....
죽어라고 업힐업힐.....
동광검문소 지나서 좌회전....
▼ 도너리 오름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름 들어가는 도(입구)가 넓어서 도너리 오름이라고도 하고,
예전에 이 오름에서 돝(돼지)이 내려와서 돝오름, 또는 돌오름이라고도 불린답니다.
휴식년제 들어가는 오름이라 오름가는 길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오름안이 목장이라 소, 말들 사이로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는데...
이 곳 쇠, 말 들은 동네 텃세가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우두머리격인 듯한 커다란 쇠 한마리가 눈알을 부라리며 우리를 계속 따라 다닙니다.
후다닥 뒤로 달려와서 받아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왈칵왈칵 듭니다.
텃새부리는 쇠들때문에 오른쪽길로 가야하는 것을...
왼쪽 길로 들어서버렸 습니다. 여기서 알만한 분들은 다들 압니다.
그 쪽으로 가면 등산로가 없다는 것을....허걱!
오름 한바퀴 다 돌고 나니 막은창 길이 나옵니다.
다시 돌아가려다가 요까짓것쯤 하고...
직선 코스로 오르기로 하고 자전거 메었습니다.
형님, 깡철님 일단 쉬고 계시라고 하고....먼저 올라갔습니다.
▼ 요만큼 올라오고 올라온 곳을 내려다 보니 대략 30m?
▼ 위를 쳐다보니 끝이 안보입니다.
일단 소리쳐....돌아가세요! 저는 그냥 올라 가볼랍니다.~
아휴...이때라도 늦지 않았는데...그냥 내려 갔으면 좋았을 것을...
가도가도 끝이 없고,
몸 하나 올라가기도 힘들어 죽겠는데...거의 경사각이 60-70도 정도로 서 있으면 그냥 발 밑이 미끄러지는 형국입니다.
줄을똥 살똥 오르고 또 오르고,
팔에는 경련이 나고,
입에서는 단내가 폴폴~
다리는 온갖 가시에 찔리고....
▼ 그러기를 30여분.....
결국 정상을 보았습니다.
그 것도 제일 높은 정상으로 올라와 있더군요....ㅋㅋㅋ
자조적인 웃음을 삼키면서... 심호흡 크게했습니다.
▼ 선흘 동백동산만큼이나 드넓은 곶자왈이 눈앞에 펼쳐지고...
능선따라 시원하게 자전거 타고 달리다보니 깊디깊은 분화구가 나를 반깁니다.
▼ 풀린 긴장 탓에...자전거도 에고고...발라당 드러 누워버렸습니다.
다행히 내려가는 길을 찾아내어 후다닥 정신없이 내려 왔습니다만,
내려오는 길에 왠 가시덤불은 또 그렇게 많던지...한 사람 빠듯하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자전거 끌고 내려오면서 숱하게 가시에 찔리면서 내려왔습니다.
목장으로 내려왔더니...
앞전에 무게 잡던 말 두마리가 내 혼자만 지나간다고 얕잡아 봤는지
내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오며 겁을 줍니다.
엄마야~
얼마나 쫄았던지....'와와~'하고 몰태우리 몰 다울릴때 쓰는 소리로 말을 저지시키고,
자전거에 올라 타려고 냅다 페달위로 발을 올리는 순간...
다리힘 풀려서 기냥....헛발 짚고 앞으로 꼬구라 져버렸습니다. 아! 뭐 팔려~
쩔뚝거리면, 차 있는 곳으로 왔더니...
형님, 깡철님. 편안하게 앉아서, 계란이다...김밥이다 꺼내서는
간식드시고 계십니다.
헐~! 누구는 죽다가 살아났는디........ㅃ@!#!#@#@#~!
......
내 표정보고 미안했는지...
깡철님...왈!
"우와! 아까 너 내부러두엉 돌앙 오는디...그 쇠가 다시 겁주멍 따라 오길래....
어쩌고 저쩌고....
.
.
.
에고...내 팔자가 그렇지뭐! 하면서...
바나나우유(행장 속에서 제일 비싼거...ㅋㅋㅋ)
휙하니 집어들고 꼴딱꼴딱 맛나게 먹고나서 휑하니 제주시로 와버렸습니다.
정신이 혼란스러워
앞뒤 두서없이 오늘 후기 여기서 끄읏!~ 합니다.
모두들 잼난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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