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이라 그런지 하늘도 맑다.
오늘은 동부지역에 있는 따라비오름을 찾아가 볼 예정이다.
따라비오름은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해 있다. 높이 342m에 자전거를 타고 내가 올라야하는 높이는 100m 조금 더 되는 높이가 될 것이다.
오름 동쪽에 모지오름이 이웃해 있어 마치 지아비, 지어미가 서로 따르는 모양이라서 따라비라는 풀이가 있지만, 오름 가까이에 모지,장자,새끼오름이 있어서 제일 어른이라는 의미로 땅할애비...땅하애비, 따라비로 명칭 변경된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오후 1시 출발이라 조금은 서둘러야 할 듯 하다.
카페에 라이딩 번개 올려 놓고 나왔지만 예상대로 아무도 나온 이가 없다. 오늘따라 운동회다 체육대회다 많이들 바쁘다는 전화만 수두룩하게 받은터라...어차피
혼자가기로 한 라이딩, 크게 섭섭할 것도 없겠다.
가뜩이나 시간이 빡빡한 참에...자전거까지 말썽이었다.
지난 겨울에 타이어를 갈았는데....벌써...바꿔달라고 아우성이다. 펑크난 곳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결국 삼다수 한병을 다 소진하고서야 실펑크 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에효...삼다수 아까워라...
타이어 수리한다고 30여분을 지체하고, 번영로를 부리나케 타서, 대천동 사거리에 주차 했다. 얼추 2시 10여분...
자전거를 타고 정석 비행장 입구에 도착했다. 이틀전 차귀도까지 라이딩 다녀온 근육이 채 풀리지 않은 듯하다.
이번 오름라이딩은 성읍2리 앞 남영목장으로 해서....따라비 오름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족은사슴이, 큰사슴이 오름을 거쳐서 따라비 오름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는 것이다. 지난 가을에 찾지 못하고 헤매다 포기해 버린 앙금이 있어서였다.
내년 유채꽃 파종할 준비를 하는지 정석비행장 옆 갓길은 온통 밭을 갈아 엎어 놓은 형국이었다.
내년 유채꽃 필때 라이딩 또한 기대가 된다.
정석 비행관 숙소 앞에 이르러 길 왼쪽으로 족은사슴이 오름 가는 길이 있다. 벌건 송이 흙길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다. 1km정도 엉덩이 먼지 털면서 내려가다보면 길 오른쪽으로 족은사슴이오름(소록산) 입구가 보인다. 이 곳은 사유지오니 출입을 삼가...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팻말이 붙어 있다.
일전에 오른 적이 있어서, 오늘은 출입금지 문구가 아니더라도 시간이 부족할 듯하여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족은사슴이 입구를 지나 조금 내려 가면, 직진코스와 오른쪽으로 철대문이 하나 있다. 작년에는 직진하였다가 이른바 막은창에 도달...그래도 길을 뚫어본다고 뚫다가
사이프러스골프장 안으로 진입하는 바람에 경비 아저씨에게 신원조회당하고...난리난리가 아니었었다.
오늘은 작년 전철을 곱씹어 가면서 오른쪽 철 대문을 통과, 대록산 동쪽 능선을 따라 방목지 안으로 진입할 수가 있었다.
철조망을 통과하고 나면 보시는 바와같이 시원한 목장길이 펼쳐진다. 야호! 소리 지르면 폼나게 다운힐이다.
대록산 거의 돌아갈 즈음...따라비오름이 동쪽으로 보이길래, 혹시나 따라비까지 직행하는 우마길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목장길에서 이탈,초지로 들어가 봤다. 울퉁불퉁 파인 곳이 너무 많고, 가시덩쿨이 많아 도저히 따라비까지 직진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는 길이다.
따라비 배경으로 사진한장 찍고, 돌아서는 순간 하늘에 왠 계단이?........
오늘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에...하늘로 가는 구름 계단을 볼 수 있어서, 기뷴이 급상승....업 되는 순간이었다^^
"작품명 : 천국으로 가는 계단!ㅋㅋㅋ"
결국 목장내에서는 따라비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도로로 나왔다.
도로 라이딩을 잠깐하다, 길왼쪽으로 다시 입구가 있어서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자동차 바퀴 자국이 있는 것이 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진입을 해 봤다. 소똥! 말똥 흐드러져 있는 초지를 이리저리 피하면서 500여미터 전진하다가 따라비 방면으로 숲에 가려져 있는 길을 발견해 내고 진입하기 시작, 드디어 오프코스를 발견해 내었다. 이 길을 만든 사람이나 늘상 다니는 사람들이야..뭐 그렇게 대단하랴 싶겠지만, 작년부터 이 길을 찾아 보려고 낑낑대던 내 입장에서는 감개가 무락~할 수 밖에^^
오프로드가 끝나는 시점에 앞 하늘이 열리면서 하얀 메밀꽃 배경으로 고운 따라비오름 자태가 드러났다. 뜻하지 않던 활홀경에 연신 셔터를 눌러 대다가...
메밀밭을 뒤로하고 두어 경작지를 연결하는 농로를 지나, 동백나무 심어놓은 농원길 지나서 다시 돌담 경계 하나 넘으니 남영목장 초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남영목장 코스도 좋지만, 이 길 또한 오프의 매력을 흠씬 느낄 수 있는 코스라고 판단해 본다. 다만, 방목중에 진입한다면 조금은 껄끄러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따라비오름으로 진입하는 삼나무숲에서 새로운 라이딩 코스 개척 기념으로 사진한장 찍고^^
오름으로 멜바,끌바를 하면서 올라갔다. 길은 미끄럽고, 아직도 기운이 펄펄한 가시덤불 사이를 긁히며 미끄러지며 헉헉대기를 10여분....내가 제일 좋아하는 따라비 오름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위치에 자전거를 파킹했다. 홀로 라이딩에서야 어차피 누가 찍어주기 전에는 자전거가 내 모습이려니 하고 셔터를 누를 수 밖에...OTL
물 한모금 마시고 풀숲을 보다가 발견해낸 톱잔대의 고운 모습에 셔터 몇장 누르고...
다시 낑낑대며 자전거를 들쳐매고...정상으로 향했다. 내려오던 등반객들 대단하다고 박수치는 소리에 힘내 보지만, 속으로는 별 거시기한 눔도 다 보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었을지....ㅠㅠ
그래도 오르고 나니 멀리 대록산도 보이고, 내가 개척해낸 길도 눈에 보이고 시원한 것이 사뭇 폭 넓은 풍광에 심취되어 본다.
아직은 채 벌어지지 않은 억새도 찍어보고...
따라비 오름 특유의 여러갈래 능선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으려니, 천상에서 기분좋은 소풍을 즐기는 느낌이 절로 든다.
따라비오름 동쪽으로 모지오름이 보였다. 얼추 가늠해 보아도 아직은 모지오름 능선 억새밭길 라이딩은 틀린 것 같다. 조금 더 지난 다음에 모지오름은 오르는 것이 좋을 듯 하겠다.
햇살받아 바람에 살랑이는 억새 모습이 제법 보기 좋다.
이제 가야할 비치미 오름 방면 경치를 감상하다....도끼자루 �는 줄 모르고 있었다.
끙차...내려오는 길은 한 줌 시간도 안되는 찰나! 아쉬움을 남기며... 비치미오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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