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5월4일 열받는 라이딩

와신 2008. 5. 4. 17:13

격일제로 24시간 근무를 한다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는데는 커다란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가뜩이나, 한달에 2번 테마라이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침 9시에 퇴근하다보면, 될일도 안된다.

슬금슬금 눈치보면서, 겨우 8시30분에 먼저 퇴근을 하고는 부랴부랴 집에 들러서, 간단히 요기하고, 겨우 9시30분에 맞춰서 집결장소로 나갈 수 있었다.

연휴가 끼인 일요일이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회원 참여가 저조하다.

무대뽀님만 나와서 헐떡이며 오는 나를 맞이해 준다.

 

더 기다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무대뽀님과 둘 정도만 라이딩할때는 으례히 기존 코스를 무시하고, 개척 라이딩으로 가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어서,

오늘은 기존 공지했던 코스를 무시하고, 제주시에서 삼의오름 라이딩 코스 개척후에, 516도로를 넘어,

몇번씩 라이딩 가려고 벼르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가지 못했었던 선돌선원 코스를 개척해 보기로 했다.

오름 하나 오르고, 한라산 중턱을 넘어 다시 선돌선원까지 업힐했다가 한라산을 넘어 온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빡 소리는 나겠다 싶었지만, 남는 것은 시간이요, 보이는 것은 길이라, 마음이 마냥 편한 상태에 있다.

 

제주대학교 입구 너믈재에서 김밥이랑, 음료수랑 챙기고, 본격적으로 516도로를 업힐하기 시작했다.

 

 

 

산천단 검문소 지나고 제주의료원 입구 지나쳐서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한라산 방면으로 경찰 사격장 가는 임도가 보인다.

이 곳으로 접어들어 50여미터 진입하면,

삼의오름 가는 목장길을 만날 수 있다.

목장길 대문이 잠겨 있어, 옆 언덕배기를 이용해서 넘어 진입했다.

4~5백미터의 오프로드를 지나다 체인이 튀는 것 같더니만, 헛돌고 앞 크랭크에서 단을 낮추면 빠지고, 난리가 아니다.

결국은 오프를 다 지나가 전에 체인줄을 2개 정도 줄이고 나니, 헛도는 현상이 없어졌다.

체인줄이 좀 길었던 것 같았다.

 

오프를 지나고 나니, 아래와 같이 탁트인 목장이 나온다.

체인때문에 뒤집어졌던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탁 트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오늘 개척하기로한 삼의 오름이 보인다.

자전거 코스로는 부적합한 것 같지만, 지난주 모구리 오름을 다녀오고 나서는 숲이 있다해서, 라이딩할 코스가 없다라는 선입감을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오히려 은근한 설레임 속에 출발해본다.

 

오름 진입로는 마소의 탈출을 막기위해 철조망이 쳐져 있다.

쑤구리로 철조망을 통과하고,

 

가파른 싱글코스를 오르기 시작한다.

무대뽀님 역쉬! 무대뽀다. 끌고 올라가기도 까딱까딱한 길을 타고 올라간다. 

 

정신없이 꼬불꼬불 끌바로 올라가고 있으려니,

어느새 산 정산에 다다랐다. 중간에 잠깐잠깐 자전거로 오르기도 했지만, 80% 이상이 끌바모드라고 보면 되겠다.

제주시내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제주시내 가까이에 이러한 오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못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삼의오름은 516도로 방면에서는 소나무와 삼나무로 들어차 있어서 자전거로 오를 오름이라고는 생각도 안해봤다.

 

삼나무, 소나무 숲길을 지나서 오르다 보면, 제주시내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등성이가 나타난다.

카메라가 후져서 그렇지, 사뭇 바라보는 경관이 장관이었다. 

대뽀님, 넋 놓고 무아지경으로 빠져 있는 모습을 보시라^^

 

성냥알 보다도 작은 도시건물 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신세가 서러워설까...아니면,

왠 상념으루다가.....하품~ㅠㅠ

 

뒤를 돌아보면 한라산이 코 앞에 다가와 있다. DSLR이 간절히 필요한 순간이다.OTL

여기서는 한라산이 일상에서 보던 모습과 조금은 틀리게 보인다. 오름이 높아서일까, 한라산이 그렇게 높게 보이지도 않는다. 여하튼 여기 삼의오름에 올라서야만 바라볼 수 있는 풍광인 것 같다.

 

잠시 펼쳐진 파노라마에 잠겨 있다가 오름을 내려가기로 했다.

올라올때는 힘들어서 셔터 누를 생각도 못했었는데, 내려갈때 보니, 제법 운치 있는 싱글이다.^^

 

나즈막한 소나무 숲 오솔길로 다다다다 =3==33=333 하기도 하고,

 

물고인 웅덩이에 180도로 꼬라박힐 뻔도 하면서,

 

그렇게 허무하게 오름을 내려왔다.

2% 아쉬운 감이 있어서, 오름 주변을 탐색해 보기로 했다.

목장길이라 제법 운치 있다.

 

넘어져도 푹신하니 아프지 않을 것 같다.

그야말로 마소가 되어 뛰노는 기분 아실런가 모르겠삼^^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들어올때 오르막길을 신나게 다운하기 시작했다.

만만하니 앞뒤 재 볼 길도 아니다,

그냥 내리 꽂으면 되는 길이다.

중간중간 가시덤불도 있었지만, 대충 무시하고 시원하게 내려왔다.

 

결과적으로 영광의 상처가 남을 수 밖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마냥 좋다고 밖에는 ^^ 

 

삼의오름 길을 나와서 516도로로 진입, 성판악까지 오르기로 했다가,

체인이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기어가 바뀌지를 않는다. 내려서 봐도 별 이상은 없는 것 같더니만,

급기야는 앞 3단 기어에서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앞 크랭크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허걱!

크랭크 톱니가 완죤히 맛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휘어지고, 체인에 갉히고, 난리가 아니었다.

더이상 라이딩 하다가는

어느 순간에 자전거가 퍼져버릴 것 같다.

한 참 기분 좋았던 순간이 갑자기 꿀꿀해지기 시작한다. 

몇번의 응급조치도 소용이 없다. 슬슬 뚜껑 열리기 시작한다.

제주시 생태공원 조성하는 곳까지 올라서 보니,

무대뽀님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어쩌고저쩌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오늘 라이딩 더이상 못할 것 같다고 얘기하고는,

생태공원에서 김밥을 해치우고, 제주시까지 시원하게 60~70km의 속도로 열린 뚜껑을 식히면서

내려왔다.

 

 

자탄풍님 샵에서 대충 크랭크 휘어진 곳 펴고, 갉아 먹은 곳 다스리고,

한달전에 교체한 XTR체인 포기하고 다시 금줄로다가 끼워 놓고 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무대뽀님도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뒷허브가 완존히 맛이 갔다는 얘기다.

급기야 대뽀님 자전거 분해하고 이러다저러다 허브를 교체해야하는 상황으로 결론을 짓고,

자탄풍님 샵에 자전거를 맏겨 놓고 오늘 열받는 라이딩 후미를 꿀꿀하게 마무리 지었다.

 

오늘 라이딩 얘기 여기서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