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퇴계 이황을 사랑한 두향아씨

와신 2012. 6. 28. 13:56

퇴계 이황선생 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터...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가 남겨 놓은 업적과 사상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 영향력이 지대합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다 그렇듯이...
하늘은 이황선생에게도 모든 것을 다 주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퇴계 이황은 21세에 김해 허씨와 결혼하지만,
아들 셋을 낳고 6년만에 병으로 사별의 아픔을 맛 보았고,
두번째 아내를 얻었으나 여러번의 사화를 겪으면서 정신병으로 고통을 겪다가
이황의 나이 46세 되던해에 두번째 아내마저 사별하게 됩니다.

그후 2년뒤 이황선생은 단양군수로 부임을 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18세의 두향을 만나게 됩니다.


두향은 단양군에 속해 있던 관기였는데요
시와 글씨, 그림에 능통했을 뿐 아니라 가야금에도 능했으며
매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소녀였답니다.

자연스럽게 두사람은 마음 깊이 연정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그만 이황선생이 9개월만에 경상도 풍기 군수로 발령 나면서 생이별을 하게 됩니다.
관기를 데리고 다닐 수 없던 그 시절의 법도로 인하여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었었다고 하네요.

 

헤어지는 마지막날 밤에 두사람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서로의 마음을 전했다고 하는데요...

이황선생이 먼저 붓을 들어,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네.

라고 시운을 띄우니

 

 

두향이 뒤를 이어 시를 써 내려가는데...

 

 

이별이 하도 설워 잔들고 슬피 울며
어느 듯 술 다하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지고 새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라고 이별의 아픔을 표현했다 합니다.

 

이러한 이별은 끝끝내 재회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1570년 이황선생이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다시 만난 적이 없다고 하며,

두향은 이황선생과 이별후에 관기를 그만두고,
장회나루 터 인근 남한강가에서 움막을 짓고 평생 이황선생을 그리워 하며 살게 됩니다.

 

이황 역시 두향을 그리워 하며,

 

 

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비어 있는 방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마라.

 

라고 두향에게 연정의 시를 보냈다고 하며,

 

이에 두향은 평소 애절하게 키우던 매화를 이황에게 보냈고,
이황은 이로 인하여 매화를 특별하게 좋아 하였으며,
죽을때 마저도 '매화에 물 주어라!'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가셨다는군요.

 

그때 이황선생이 두향에게 매화를 받아들고서
평소 두향이 키우던 매화임을 확인하고는...


매일같이 마시던 우물물을 길어 두향에게 보내게 되는데..
두향이 이 물을 받아들고 마시지 않고는
정화수로 떠 놓고, 매일같이 이황의 안녕을 빌었다고 합니다.

이황이 세상을 떠났을때
이 정화수가 붉은 색으로 물 든 것을 보고는
4일 밤 낮을 걸어 이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확인하고 나서는

다시 남한강으로 돌아와서


내가 죽거든 그 분이 즐겨 찾던 강선대에 묻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남한강에 투신하여 퇴계 이황의 뒤를 따랐다고 하네요..ㅠㅠ

 

지금도 이 슬픈 두 사람의 애잔한 사랑을 기리기 위하여,

매년마다 두향제가 펼쳐지는데요...

그 무덤은 퇴계 이황선생 자손들이 벌초를 하며 돌보고 있다는군요...ㅠㅠ

 

아래의 이 무덤이 지금 장회나루 건너편에 있는 두향의 묘가 되겠습니다.

 

 


또 하나의 두향과 얽어진 비하인드 스토리!

단양팔경중의 제일봉 옥순봉! 이야기 입니다.

 

비가 갠후에 여러개의 푸른 봉우기가 죽순처럼 솟아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옥순봉인데요..
이 옥순봉은 특이하게도 두 고을에 걸쳐 명소가 되는 곳입니다.

제천땅에 속해 있어서 제천 10경에 속하기도 하며,
지금 이야기 하려는 이유로 인하여 단양8경에 속하게 되어 있기도 한 아름다운 봉우리 입니다.

앞서 애잔한 이황과 두향의 러브스토리에 등장했던 관기 두향이
옥순봉의 절경에 감탄하여,
당시 단양군수로 부임한 이황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포함시켜 달라고 청원했다고 하는군요.

이에 이황이 지금의 제천인 청풍부사에게 건의했지만, 허락을 하지 않자 옥순봉 절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고 하네요.
점잖으신 퇴계선생이 무대뽀 정신으로 글씨까지 새겨 넣으면서 두향의 청을 들어 주었다 하니...
절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네요.
얼마나 두향을 사랑했으면....^^

 

아래 단양팔경의 으뜸인 옥순봉을 감상해 보시죠.^^

 

 

 

두향과 퇴계선생의 애잔한 사랑의 이야기가 들려오나요?

 

이상 단양구경 중 가슴에 와 닿는 한 스토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