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화북~삼양 올레길?

와신 2009. 5. 27. 21:25

지난 3일 완도 라이딩 다녀온뒤...다쳤던 발목아지 덧나는 바람에 쭈욱 자전거 타지 못하다가 오늘은 아주 살살 관광모드로 화북포구 - 삼양포구 - 불탑사 - 신촌 생태연못 - 신촌포구 - 대섬 - 조천 연북정 - 조천해안도로 - 함덕해수욕장까지 무려 5시간에 걸쳐 다녀왔습니다.

말만 자전거 타고 갔다왔다 뿐이지...걷는 속도랑 다를 바가 전혀 없겠네요...OTL

 

아주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느끼면서 자전거를 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가 올레길을 만든다면 오늘처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 중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까불며 쏘다니던 골목골목에 묻어 있던 추억 찾으러 다니는 맛이 써억 좋았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저가 만들어 보는 제주 화북 방면 올레길을 걸어보실까요?

 

인제사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교육대학교 내리막을 단숨에 내리고, 오현고등학교 옆 길로 쭈욱 바닷가까지 가봅니다.

화북 환해장성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별도봉을 향하여 인증샷 날리면서 화북올레길 출발~

 

 

화북 포구 지나서 별도연대 찾아가 봅니다. 적이 쳐들어 오면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흐리거나 하는 날은 신나게 뛰어가서 연락을 취했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때 요런게 있었는지...가물가물 합니다....바닷가에 고기 잡으러 무너진 환해장성 넘어가며 다녔었던 기억은 나는듯...

 

연대에 올라 바라다 보는 환해장성 입니다.

제주도 해안선 약 120km에 걸쳐 쌓아 놓았다는데...1270년 몽고와의 강화를 반대해 항쟁하던 삼별초군이 진도에 있을때 제주에 입성하지 못하도록 쌓아 놓은 장성이라니...시초가 영 찝찝하긴 해도...그게 시발점이 되어 나중에 왜구들, 양구(?)들 쳐들어 올때마다 유용하게 쓰여졌다 하더군요....

 

화북 환해장성 둘러보고...해안길로 해서...삼양 해수욕장 들어섰습니다.

여름 한철 맞이를 위하여 모래를 포설하는 포크레인 옆으로 웃통 벗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때이른 피서꾼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한전길로 올라오다가 산딸기 나무 발견하고 몇방울 키 닿는데까지 훑어 먹고 지나갑니다.

예전에 이 동네 살았던 임상호라던 친구가 생각나서 그 친구 집을 찾아 봤는데...시가지 개발이 되어서 그런가 아무리 찾아도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이쁜 여동생도 있었던 것 같은데...지금은 완존히 아주망 됐겠지요^^

 

원당봉길로 가다...불탑사 석탑 구경하러 가 봅니다.

비구니 스님이 운영하는 사찰이라 그런지 사찰 전체가 정갈하게 단장되어 있는 것이...풀석 주저 앉아도 먼지 하나 안 묻을 것 같습니다.

뵙지 않아도 고고하신 스님 모습이 연상되는 풍경 입니다.

이 불탑사는 원래 원나라 시절 제주도 3대 사찰중에 하나인 원당사지 터에 1914년에 안봉려관 스님이 이곳에 사찰을 재건하고 이름을 불탑사라고 명명했답니다.

이 불탑사 바로 맞은편 절이 원당사인데...

첨에는 그 절에 가서 5층석탑을 열심히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절은 태고종 사찰로 현대에 이르러 이름을 원당사라 지었으니...석탑 보러오신 분들은 헷갈리시면 안됩니다. ^^

 

불탑사 들어서서 동쪽 석문으로 진입하면 종각이 보이고 종각 지나서 왼쪽으로 석탑이 보입니다.

제주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불탑이라니 더 경건하게 알아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보물 1187호라네요...

현무암으로 축조된 이 탑은 1층 기단과 5층 몸돌이 심하게 좁아지는 특이한 양식으로 만들어 졌답니다.

몸돌은 아무런 장식이 없고 지붕틀 네 귀퉁이만 살짝 올려 만듦으로써 단순 소박한 미를 한껏 자아내고 있는 형태입니다.

이 석탑은 1300년(충렬왕 26년) 원나라 순황제가 황태자를 얻기 위하여 축조했다고 합니다.

당근 황태자를 얻었겠지요?

그랬으니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일테구요....^^

 

불탑사를 뒤로하고, 개장수(개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음-,.-) 집을 지나, 진드르로 나왔다가 다시 신촌 생태연못으로 향하다 길옆 보리밭에서 한 컷 날려 봅니다.

올 들여 첨 찍어보는 보리밭입니다.

지난 초에 청산도 보리밭 찍으러 갔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보리밭은 부러 안 찍고 다녔는데...그래도 오늘 아니면 올해 보리밭 구경은 다 할 듯해서 한컷 찍어 봤습니다. ^^

 

생태연못(신촌 '남생이못') 입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 맞으며 연꽃이랑, 오리(?)랑....이름 모를 수초들이랑 잔뜩 찍다가 신촌 포구로 향해 봅니다.

 

신촌포구 내려가다 예전에 자전거 타기 전에 낚시대 메고 요 바위위에서 자리돔 낚시 하던 생각이 납니다.

오징어 잘게 썰어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요 바위에 걸터 앉아 낚시 드리우고...멀리 삼양 발전소 굴뚝 구경하다 보면 따악 먹.기 좋은 자리돔....투두둑 올라오는 맛에...많이 찾았던 곳입니다.^^

 

신촌포구 방파제에 무지개 다리가 생겼네요....여기 용천수가 솟아 올라 여름 저녁에는 이 물 뜨러 많이 다녔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많이 힘들었을때...신촌에 살던 기억이라 그만 더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패쑤~.

 

신촌 동쪽 끝으로 가면...어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덤장'인 것 같네요...양식도 많이 하는 것 같고...여하튼 해녀 할머니가 하루 죙일 지키고 있었다는.....

 

신촌을 벗어나 조천 들어서기전 .... 이 곳은 대섬이랍니다.

예전에 낚시 좋아할때 이 곳에서 따돔(일명 '따치')을 많이 잡았었답니다.... 이 곳 따치는 떡밥을 미끼로 쓰면 잘 물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섬에서 바라본 해녀들 물질 모습입니다.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는군요.

 

조천으로 들어서서 연북정으로 부랴부랴 달려가 봅니다.

예전에 이 곳에 올라 수박 썰어 먹던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이 동네에 이모님이 살고 계셨는데...어렸을 적 놀러가면, 인근에 나는 용천수 떠서 미숫가루 말아 가지고는,

이 곳에 올라 시원하니 수박 썰어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연북정은 조선시대 제주도로 귀향올때 처음 들어서는 관문으로써, 귀향온 선비들이 북쪽 바다를 보며 임금에 대한 연정을 기렸다 하여 연북정이랍니다.

 

연북정에 올라 앉아 그 옛날 바라봤음직한 북쪽 바다를 쳐다보며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신흥 바다로 들어섭니다.

신흥포구 어귀에서 이팝나무 자생지를 찾아봅니다.

왜 이팝이냐구요?

이 나무는 4~6월에 꽃을 피우는데 그 모습이 마치 큰 사발에 하얀 쌀밥을 엎어 놓은 모양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는 제법 귀한 종자 랍니다. 아직은 꽃이 만개하지 않은 듯 합니다.

6월달 꽃 만개할때 즈음 다시 찾아봐야 겠습니다.

 

고불고불 해안도로 따라 후다닥 중간 함덕 일구 마을 포구 지나...함덕해수욕장으로 들어섰습니다.

함덕별장 언덕을 지나면 조그마한 바위섬까지 다리가 연결된 지점에 휴식공간이 마련됐더군요....잠시 쉬면서 서우봉을 담아 봅니다.

 

이런~ 아직 해수욕장 개장하려면 꽤 있어야 될 듯 싶은데...

벌써 때이른 피서객들로 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네요...

 

날씨가 연일 따뜻해서 그런가....

본격적으로 카약 대여도 하고 있고, 제법 많은 사람이 즐겨 타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군요...재밌겠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도 구경하고...해변을 정답게 거니는 데이트족들도 몰래 훔쳐 보다가...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거릴즈음...제주시내로 돌아 왔습니다.

 

 

제주대 사라캠퍼스(구 교육대학)에서 대충 거리를 재어보니 20km정도 나오네요...올레 한코스당 5시간 정도 잡고 있으니 따악 좋은 한코스 될 듯 합니다.

요즘 바다색감 정말 끝내주더군요...화창한 날 시간 되신다면...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어깨동무하고 천천히 다녀와 봄직한 코스!

도란도란 얘기 나누다 보면....어느새 함덕까지 갈 수 있겠네요...

담주말 오후에는 땅거미 질때 즈음 함덕해수욕장에 도착 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친구와 같이 걸어가 볼렵니다.

함덕까지 가서는 밤바다 배경으로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시내버스 시간 끝나기 전에 제주시 돌아오면 따악 좋을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