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는이야기

[스크랩] 군산이야기

와신 2008. 11. 24. 00:54

"라이딩 안갈꺼? 벌써 9시 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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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간에 울 와이프님...친절하게 깨워줍니다. 엊저녁 친구 개업식 갔다가 10kg 가까이 되는 대방어가 있길래, 그만 오늘 라이딩 갈 생각도 잊은채 꼴딱꼴딱 마셔버린게...코가 비뚫어져 버렸습니다.

울 와이프 목소리에 후다닥 깨고 보니....윽! 속쓰리...콧꼬망, 입꼬망, *꼬망,,,,고망이랜 헌디서는 몬딱 술냄새가 폴폴 새어나오고.... 맘씨 좋은 울 와이프님, 맨날 고넹이 고치룩 쳐 먹엉 들어와도 서방이랜 신김치 송송 썰어서 술국 끓여 놓은 덕택에 겨우 밥 몇숟가락 뜨고, 부랴부랴....집결장소로 나섰네요...

큰형님, 이더리님, 독새기님, 동우짱님 나오셔서 부지런히 잔차 손보고 계십니다.

 

불곰님은 아침 일찍 잔차로 가신다고, 미리 출발하시고....

후다닥 잔차 싣고 출발합니다. 머리가 뱅뱅...도는게 영 속이 시원찮습니다. 뒤에 앉아계신 이더리님...."나가 운전허카?....음주운전 불안헌디..."

"내부러! 경찰안티 걸리지만 않으면 되여~".....ㅋㅋㅋ 큰행님 다우신 말씀...기냥 쭈욱 저가 몰고 갑니다. 홍알홍알....

평화로가 두개로 세개로....룰롸~

 

'오늘 3시부터 비온댄 구라청에서 고라신디...

그 핑계대영, 뒤에서 차 몰멍 사진이나 찍어야되켜....' 하면서 잔머리 굴리다가

평화로에서 대정방면 내려가다 엉뚱한데로 새버립니다. 맨날 댕기던 길도 새롭게 보이는가 봅니다. 크흑!

 

어찌어찌, 추사적거지 앞에 도달하니, 불곰님 일찍부터 도착해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시청에서 출발...두시간 정도 걸리셨답니다. 힘이 항우장사......허걱~!

내부러뒁 오시랜 허당보난, 오늘도 그 공포의 배낭 어김없이 보입니다. 오늘은 더 커 보입니다.

나중에 쉬면서 직접 얘기 들어신디, 무게 정확히 10kg 나간답니다.

 

와신 : "그 거 또 짊어졍 여기까지 옵데가?"

불곰 : "어~ 옛날 등산 댕길때부터 워낙 습관이 되어노난 이거 식량 안챙경 먼길 나서민 불안허영....."

일동 : 뜨앗! @o@ 뒤집어 집니다.

 

쓰린 속 부여 잡고, 동으로 서로 갈팡질팡하다가, 그래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그냥 잔머리 굴리지말고 자전거 타자....

고 마음고쳐 먹고, 출발합니다.

휑하니 모두들 앞서 가버리고, 역류하는 신물과 싸우면서, 코꼬망으로 풍겨 나오는 술냄새에 다시 취하고...헤롱헤롱...

덕수 조각공원 지나고,

안덕마을 지나고, 안덕계곡 가기전 언덕 낑낑대며 올라가고,

군산으로..군산으로...쉥쉥....

지금까지는 사진 없습니다. 왠일인지는 다 아시겠죠? 맨 꼴찌에서 가는 넘이 헤롱대며 사진 찍을 저를 어서수다...OTL

 

군산은 산의 형태가 군인들이 천막을 쳐 놓은 모양이라 해서 군산(軍山)이라 부릅니다.
실제로 산 북쪽 대평리 마을에서 보면 군막을 쳐 놓은 형태로 보입니다.

남서쪽면으로는 정상까지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차량으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반대편 쪽에서

잘 정비된 등반로를 올라 가시는 게 훨 조망권이 좋답니다.

 

우린, 당근 자전거로 올라가는 관계로 시멘트 포장도로로 업힐을 시작 했습니다.

초입길에서 이더리님 빵꾸!

"에공...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디...빵꾸가 와신을 살리는구나........"

슬쩍 펑크 수리하는 거 보고

앞서 올라간다고 해서, 먼저 출발했습니다.

가다가 도저히 안되면 쉬어보자는 계산된 잔머리가 발동을 했답니다....

그러나, 웬걸...불곰님 같이 가자고 따라 붙습니다. 허걱!

오늘은 될일도 안되넹...OTL.....

 

불곰님 올라가시다가 앞 바퀴 들리는 바람에 일단 정지 하셨다가 다시 저가 지나가자 후딱 뒤 쫒아 옵니다.

그러다가 휑하는 앞으로 내달아 버립니다. 으으.....히미장사.....히미장사....쓰그럴떠그럴.....거리며 쫒아 올라 갑니다.

 

한고개 넘고 두고개 넘고...똥꼬 안장코에 걸치고, 으차으차!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립니다.

 

'그래...흘러라..흘러...흐르고 나면 깨리.....ㅠㅠ'

죽기아님 살기로....결국 쉬지 않고 다 올라 버렸습니다.

불곰님 널널하게 올라오시고 헛둘헛둘 몸풀기 하면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흐....히미장사히미장사....주문 외듯이 속으로 중얼중얼 거리면서....잽싸게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자...지금부터 촬영 들어 갑니다.

 

▼  이더리님과 동우짱님...으싸으싸 올라 옵니다. 뒤에 보이는 월라봉과 산방산 높이로 가늠할때 얼마나 가파른 곳인지 아시겠죠?

 

▼ 이더리님...동우짱님에게 조금만 더 가자고 가리키고 있습니다. 얼굴에 땀 한방울 안보이는군요...헐! 무쟈게 쎕니다.

 

▼ 우리의 꽃미남 동우짱님...얼굴이 벌겋게 상기 됐네요...처음 코스라 당근 힘들 수 밖에 없지요...저도 예전에 여기 처음 올라올때는 이런데를 자전거로 오를 거라는 생각을 못해 봤었습니다.

 

▼ 끙차끙차! 독새기님 올라오고 계십니다. 독새기님도 무릇 처음 코스인지라 무쟈게 황당한 표정 역력합니다.^^

 

▼ 히야~ 높긴 높다.........^^

 

▼ 울 큰형님(닉네임이 '큰형'입니다.) 엊저녁 1시까지 주님을 모셨다는 분 얼굴 표정 함...보십시요...

    크헉! 히미장사히미장사.....또다시 속으로만 주문 외우고 있습니다.

    저하고는 대략 20년가까이 년배 차이가 나시는 분입니다.OTL

 

▼ 이더리님....남태평양 바라보시다가..."햐! 우리동네 근처라도 여기 올라와볼 생각을 못해봤었네....." 하면서 풍경 삼매경에 퐁당 빠지셨습니다.

 

▼ 힘든 것도 잠깐....이리저리 주변 경치 구경하느라...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습니다.

 

▼ 동우짱님...연신 카메라 셔터 눌러 가면서...감탄...또 감탄사를 연발해 댑니다. 동우짱님 등어리에 땀이....꽤나 많이 흘리셨넹^^

 

▼ 동쪽으로는 중문관광단지, 서귀포칠십리해안이 보이고, 그 앞으로 범섬, 문섬, 새섬, 섶섬이 보입니다.(편집중 사진누락됐네요)
   서쪽으로는 안덕, 송악산, 모슬봉, 단산(바굼지오름), 대정, 한림까지 날씨 좋은 날은 훤하게 보이고요..
   남서쪽으로는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까지 보이는 곳입니다. 북쪽은 당근 한라산과 한라산을 수호하는 오름 군들이
   쭈욱 늘어서 있는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답니다.

 

▼ 으시시 추워질 즈음, 정상을 내려 왔습니다. 중문 밀감 따러 가야한다는 동우짱님에게 점심식사하고 가라고 붙잡고서는 대평리 바닷가로 신나는 다운힐 했습니다. 대평리 등대 지나고, 솔나무길 지나고, 온갖 기암바위 다 휭 지나고, 해발 0m 논짓물 지나고, 반딧불이보호지역 지나고, 갯깍 주상절립니다.

저는 일전에 한번 와 본 곳이라, 멜바하고 한참 가야되는 관계로 돌아가자고 해봅니다만, 울 큰형님 "그냥 그러게....!"하는찰나에...

마을 분들 오시다가 "자전거 호썰 뚜러메영 가민 되난 혼적 가봅써!" 하고 추구립니다. 흐미....오늘은 눈딱감고 죽었다고 복창하는게 차라리 정신 건강에 이롭겠다는 생각으로 자전거 뚜러멨습니다. 독새기님...갯깍 주상절리 지나고, 조근모살 해변 지나고...징 박아진 클립 신발신고 미끄러운 바위 밟으면서 대충 1km 넘는 거리를 걸어야 하는 줄도 모르고 신나하고 있습니다^^

 

▼ 해식동굴에서 사진도 몇방씩 찍고, 신기한 바위 갈림에 감탄하면서 가다가 중간중간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들국화 꽃밭에서 놀기도 하면서 홍알홍알 걸어갑니다.

 

▼ 700m 정도를 그렇게 걷고 있자니, 장엄한 조근모살바당 주상절리 절벽이 나타납니다. 컨벤션 센터 주상절리는 멀리서 볼 수만 있지만 이 곳 주상절리는 직접 만져 보면서 포즈 취해가며 사진도 찍을 수 있답니다.

외지인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비경속의 한 곳이기도 합니다.

 

▼ 신라호텔 계단 오르고, 끙끙...이더리님, 독새기님 쉬리언덕에 가본다고 앞서 가시고, 큰형님, 불곰님, 동우짱님과 저는 식사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현재시각 2시 하고도 28분) 생각에 중문 시내로 계속 업힐 하다가,

천제연 폭포 앞에서 순대국밥집을 발견했습니다. 맛이 얼마나 꿀맛이던지...순대국밥에 순대 정말 있었습니다. 제대로 만들어진 찹쌀순댑니다. 맛 너무 좋았습니다.(이 집은 따로 소개하니 그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코시롱헌 좁쌀막걸리에 순대국밥 안주 삼아 때 늦은 점심상을 받았습니다.

    불곰님...: "이 집 순대국밥 맛 좋다예~!"

 

▼ 거럼거럼....진짜 맛 좋은게!....(무흣한 표정이 압권임돠!^^)

 

▼ 순대국밥집에서 뽕끄랭이 잘 먹고, 슬렁슬렁, 추사 적거지 앞으로 돌아 갑니다.

    동우짱님은 대포리에 있는 외할머니댁에 밀감 나른다고 먼저 가셨습니다.

   우리 불곰 행님...또 다시 쉥하니 앞서 나섭니다. 연료 보충되서 그런지...바로 불도우저처럼 밀어 부치기 시작합니다.

   겨우 베롱허게 눈터진 와신은....죽을락 살락 하면서 쫒아 가봅니다만, 도저히 안됩니다.

   이더리님이 앞에서 끌어준다고 합니다. 첨엔 왠말인가 했더니...이더리님 뒤로 바퀴 하나 남겨 놓고 바짝 붙기만 하랍니다.

   이야~ 이더리님...앞서 오는 바람 다 받아 주고 그 뒤로 슬그머니 무임승차한 꼴 되 버렸습니다. 얼마나 편한지 자전거 쌩쌩

   날기 시작 합니다. 역시 선수는 틀립니다.

   차 있는 곳까지 금방 와 버립니다. 시간이 제법 많이 남았습니다. 이더리님, 어제 돗오름 오르지 못한게 계속 아쉬웠는지 주변에

   오름 하나만 더 오르고 가자고 합니다. 히유....완존히 듀거따~

   운영자 입장에서 그만두자고 할 수도 없고.....돌아오면서 동광 검문소 지나 정물오름 다시 올랐습니다.

   이더리님...물만난 고기처럼 정물오름 그냥 타고 올라가 버렸습니다. 헐~

   그래서 오르고 난 인증 샷입니다. 이더리님 오르는 장면은 이더리님 카메라로 촬영해 뒀습니다. 나중에 올라오면 보십시요.

 

   멀리 산방산 보이고, 오른쪽으로 저번에 갔다가 길 잘 못들어 죽게 고생했던 돌오름(도너리오름) 보입니다.

 

▼ 이런...드넓은 곳자왈에 골프장이 들어서 있군요...

 

▼  이 곳 정물오름도 바닥에 고무트랙 전부 깔렸습니다. 정상에는 앉아서 쉴 수 있게 의자도 준비되어 있군요.

    큰형님하고 독새기님 부자지간처럼 앉아서 도란도란 앉아서 담소 나누고 있습니다.

    불곰행님 사색에 잠기셨네요....

    구라청에서 오후 3시되면 한림지역에 비올 확률 60%라는데...비랑마랑...바람 한점 없이 포근한 날씨 되겠습니다.

 

▼ 후기 마지막으로 정물오름 인증샷 되겠습니다. 동우짱님 미깡 날르래 가부난 이 사진에는 없습니다. 오늘 라이딩 날씨 너무 좋았습니다. 오전에 빌빌 대던 숙취도 어느새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제주시 돌아와서는 독새기님 가게(인제사거리) 들러서 백숙에, 후라이드에 모래집튀김에 바리바리 독새기님의 엄청난 양의 서비스 안주에 또다시 배 터지게 먹고 집에 돌아 왔습니다. 에궁...1kg 빼고...2키로 먹어불고.....

올 겨울 살한번 빼 보겠다고.....뭐시 뭐를 참주기게....==33==3333

오늘 라이딩 후기 여기까지 끄읏~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출처 : 오름MTB
글쓴이 : 와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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