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더불어 사는 지혜 'NQ'를 키워라

와신 2006. 11. 18. 15:39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를 둔 김아무개(여·37)씨는 얼마전 아이의 생일날에 당황스런 경험을 했다. 친구들을 많이 초대하라고 이야기했지만 2명의 아이들만 초대돼 왔다. 그나마 그 친구들도 그렇게 친하지는 않은지 파티 내내 서먹하게 음식만 먹다가 돌아갔다. 김씨는 아이의 사람 사귀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과 장난감 등으로 혼자 놀기 익숙한 아이들이 사람을 사귀는 데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에만 신경을 쓰지 교우관계나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능력에는 큰 관심을 쏟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 엔큐(NQ·Network Quotient·공존지수)라는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공존지수란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운영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재는 지수다. 더불어 살 수 있는 자격을 가늠해 보는 잣대이기도 하다. 공존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쉽고, 소통으로 얻은 것을 자원으로 삼아 더 성공하기 쉽다는 개념이다.

그렇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혈연, 지연이나 ‘연줄’, ‘빽’을 이용한 처세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새롭게 강조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에서 서로가 함께 잘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공존의 능력을 의미한다. 이른바 내가 속한 집단은 잘 되고 다른 집단은 소외시킨다는 ‘패거리’ 개념이 아니라 서로 잘 살도록 도와야 한다는 이타적 개념에 가깝다.

공존지수가 부각되는 것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새롭게 변하는 네트워크 시대에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꾸준히 쌓아놓은 인적 네트워크는 그 사람의 능력과 바로 직결된다. 특히 한 자녀 가정이 많고 혈연·지연의식이 사라져 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능력이다. 한솔교육문화원 장유경 원장은 “지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적 네트워크다. 이제는 아이에게 남과 협동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의 성공에 도움이 되어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의 공존지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엔큐로 살아라>는 책을 통해 ‘공존지수’의 개념을 정리했던 동국대 김무곤 교수의 처방을 들어보자. 그의 처방은 ‘혼자 노는 백로보다 함께 노는 까마귀가 낫다’는 말로 요약된다.

아이가 어떤 친구를 만나든지 이해해 주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 “너보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과 같이 놀면 안된다”라든지 “옆집 애하고 같이 다니지 마라”는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남의 단점부터 먼저 찾는 아이로 바뀌게 된다. 누구와 친하게 지낼 것인지는 아이가 알아서 할 일로 인정해줘야 한다.

어느 곳에서든 잘 적응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품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좋은 어른을 자주 만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초대해야 한다. 부모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 정성껏 대접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공존지수는 많이 높아진다. 아이한테 인사만 시키고 방안으로 들여보내지 말고 접대 자리에 함께 참가시켜야 한다. 아이가 손님을 만나 서먹해 하지 않게 하려면, 손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손님이 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친구와 친구가 돼야 한다. 아이가 친구를 잘 초대하지도 않고 찾는 전화도 오지 않는다면 먼저 부모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 “너는 왜 친구들을 데려오지 않니”라고 추궁하기보다는 먼저 “이번주 토요일날 네 친구를 초대하고 싶은데, 어떠니”라고 말해야 한다. 아이의 친구들을 부모가 먼저 나서 초대하고 정성껏 대접해야 한다. 아이가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요즘 아이들이 뭘 하면서 노는 지에 관심을 가지고 그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아이가 친구 관계를 넓히는 것을 지원해 줘야 한다.

아이한테 남에게 주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역시 부모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부침개 한 접시라도 옆집과 나눠 먹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심부름은 아이에게 시키는 것이 좋다. 친구에게 주는 선물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언젠가는 아이에게 되돌아 올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면 더욱 좋다.

책과 신문을 읽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키워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책과 신문은 수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넓어지면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함께 큰다.
내용출처 : [기타] 인터넷 : http://www.youthshel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