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되는이야기

술마시기 백과 - 고넹이님을 위한...

와신 2006. 5. 19. 22:54
술마시기 백과

술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

한 잔의 술은 3시간의 즐거움

한 잔의 술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음주방법은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그같은 경지에 다다를 수 없지 않을까. 한 잔의 술은 유혹의 물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정도를 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 잔의 술이라고는 해도 알콜이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 즉 취기(물론 개인차이는 있지만)를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술은 도대체 어떻게 우리 몸에 흡수되는가? 술은 마시기 시작하면 금방 흡수가 시작된다. 마시는 술의 양, 술의 농도, 그 때 먹은 안주의 종류, 양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속도는 2-3분 정도만 지나도 체내의 모든 조직에 알콜이 퍼지게 된다. 혈중 알콜 농도도 급상승해서 공복시에는 30분 정도로 절정에 달한다. 음식을 먹으면서 마시면 흡수되는 데 시간이 걸려 그만큼 절정에 달하는 시간이 늦어지지만 일반적으로는 2시간 이내에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이후의 혈중 알콜 농도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서서히 하강하여, 이윽고 제로 상태, 즉 술이 깨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혈중 알콜의 소실에 대해서는 흥미있는 실험보고가 있다.

일반적으로 혈중 알콜의 소실율은 비터계수라고 불리우는데, 1ml의 혈액 속에서 1분 동안 소실되는 순 알콜양으로 표시된다. 이 계수치는 0.0025mg이다. 1시간이면 0.15mg이 된다. 이렇게 나가면 체내로부터 소실되는 알콜은 마신 알콜의 관계없이 일정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그 소실율은 높아진다. 스웨덴의 칼로린스카 의과대학의 알콜연구실에 의하면 와인의 경우 2배를 마시면 20-30%의 비율로 소실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맥주는 20-40%, 위스키는 15-20%였다. 일본 알콜의학회의 연구보고에서도 정종은 20내지 600ml를 마시면 혈중 알콜의 소실율은 0.15mg+0.04mg이 된다는 수치가 발표되었었다. 물론 이같은 수치는 술에 센 사람, 약한 사람 등 개인차도 크게 미치게 된다. 계산상으로는 맥주 5병의 알콜이 소실되려면 16시간이 걸리는데 주량이 센 사람의 경우 8시간 밖에는 안 걸리기도 한다. 극히 일반적으로는 체중60kg인 사람이 정종 한홉을 마시면 3.2-3.3시간 지나 알콜은 소실된다. 다시말해 한 홉의 술로 3시간 동안의 즐거운 세상을 맛볼 수 있다고 하겠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방법

"술을 죽이면서 마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거래처의 중역을 접대하는 샐러리맨같은 경우가 그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언뜻 보기엔 즐거운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긴장의 연속이다. 술의 마비작용따위는 도저히 미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취해서 들떠 있을 겨를이 없다. 그래서는 일이 되지 않으니까. 그러나 이것은 결코 맛있는 술이 아니다. 스트레스도 쌓이게 된다. 취하지 않고 술을 마시는 방법 등등의 말이 뇌리를 스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경우인데 무엇보다도 술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알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취하지 않으면서 술을 마시는 방법이 없을 리 없다.
그 요령은 혈중 알콜농도를 높이지 않을것, 간장의 대사능력을 활성화 시킬것, 알콜의 절대량을 줄일 것 등이다. 한가지 방법은, 인간의 알콜 산화능력이 체중 1kg당 0.15g의 순알콜이라고 하는 원칙을 이용하여 그 속도를 계산하여 마시는 것이다. 이 수식에 의하면 체중 60kg인 사람은 한 잔의 정종이라면 10분 동안 마시고 텀블러 한잔의 맥주라면 30분에 걸쳐서 마시면 결코 취하지 않는다. 혈중 알콜의 양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마시기 전에 먹어두는 방법이다. 비록 국수 한 그릇이라도 먹어두면, 알콜의 흡수율은 둔해지고 취하는 것도 얌전하게 취하게 된다. 게다가 간장의 분해능력도 영양소를 얻어 활발해지게 되는 잇점도 있다. 술을 마실 때 가능하면 안주를 많이 먹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다. 술은 가능하면 알콜농도가 엷을 것을 택하고, 위스키는 물을 타서, 많은 양을 마실 수 없게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물이나 차를 옆에 놔 두고, 술을 마시면 곧바로 그것을 들이키는 것도 괜찮다. 알콜이 그만큼 빨리 몸 밖으로 나간다.

또한 단 것을 안주로 먹는 것도 좋다. 당분은 알콜의 혈중농도를 억제 시킨다. 또 한가지는 술을 마시기 전에 단 30분이나 1시간이라도 누워 있는 방법이다. 어렇게 하면 간장으로 가는 혈액이 70퍼센트 정도 증가해 활력이 회복될 수 있다. 1홉의 술을 마시면 3시간 정도 쉬고 나서 또 마시는 것도 간장의 분해능력과 그 회복을 생각했을때 일리 있는 방법인 것이다. 이상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방법 몇가지를 들었다.아무래도 좀스러운 방법이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취하지 않기 위해서는 술의 양을 억제하는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먹어 두면 취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단지 취하는 것이 지연될 뿐이지 마신 만큼의 알콜은 전신을 돌게 마련이다. 꼭 마시고 싶다면 접대가 끝난 후, 혼자서 실컷 마시는 수밖에.

홀짝 홀짝이냐 벌컥 벌컥이냐
술은 가능한 천천히 마시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간장이 여유를 가지고 알콜 대사에 대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연이어 서너잔 마시는 것은 당치도 않고 더군다나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은 보기에는 호탕하지만 미련한 폭주인 것이다. 이래서는 혈액 속의 아세트알데히드의 농도를 급상승 시킨다. 홀짝거리며 마시는 것은 왠지 치사하고, 주당답지 않은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은 생각의 차이다. 작은 잔으로 조금씩 천천히마시는 것도 홀짝 홀짝이다. 이것을 벌컥거리며 마신대서야 그 정취도 사라질 것이다.

매일 적정량과 주 2일의 폭주
술이 들어가면 그 즉시 알콜을 분해하고 자신의 처리 능력을 벗어날 때는 잔업은 물론 철야작업을 해서라도 알콜을 소멸시키려고 한다. 그런 간장에는 매일 적량의 술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일주일에 이틀 정도의 폭주가 좋은 것인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서 문제는 술을 매일 마신다는 연속성을 택할 것인가, 혹은 적량과 폭주라고 하는 음주량의 문제를 택할 것인가에 있다. 애주가들은 어쨌든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택하고 싶어하기 마련 이다. 때문에 퇴근 후에는 마시는 사람은 매일 마실 수 있다는 속셈 때문에 적량 쪽을 택하고 주 2일의 대주가들은 다량으로 마시기 위해 금주일을 만든다. 그러면 "1일 3홉을 5년 계속하면 지방간, 5홉 이상 10년에 간경변"이라고 하는 건강표어를 상기하자. 주목해야 할 것은 일정량 이상의 술과 매일이라는 조건이 겹치면서 비로소 간장은 "give up" 한다고 하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매일의 적량도, 가끔씩 폭주도 특별히 나쁘지 않은 것처럼 생각되는데 간장을 위한다면 매일 마시는 것은 좋지않다. 적정량의 술일지라도 간장은 매일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더구나 과음이라도 하면 처리 불가능한 몫은 다음날로 넘기게 된다.

그런데 가끔씩 폭주하는 것은 간장이 풀회전을 해도 적어도 그일이 다 끝나고 나면 간장은 통상의 기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매일 매일의 적정량보다는 주 2회의 폭주가 더 바람직하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적정량도 폭주도 한계가 있다. 적량은 2홉, 폭주는 간장이 하루 걸려 처리 가능한 6홉 정도의 선에서 그치는 것이 좋겠다.

섞어 마시기는 건강의 적인가
가장 오소독스한 음주방법은 우선 맥주로 갈증을 풀고 이어서 정종이나 위스키를 마시고 그 다음에 소주라고 하는 코스. 드물게는 위스키로부터 시작되어 입가심으로 맥주를 마신다는 사람도 있는데 대개는 2차, 3차로 이어져 고주망태가 된다. 섞어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적량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눈앞에 있는 것들이 바뀌면 저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된다. 또한 휴젤유(fuselol)를 다량 포함한 칵테일 등의 음료도 개중에는 섞여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에비이박사팀이 행한 연구에서 휴젤유나 프로파놀과 같은 높은 알콜을 섞어 동물에게 주자 알콜의 산화가 불충분해 졌었다고 한다. 휴젤유는 분명히 "맛이 가는" 원인이 되지만, 술에 포함되어 있는 양은 극히 소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섞어 마시기의 폐해는 단순히 과음 뿐만일까? 술의 알콜 농도는 종류에 따라 각각 차이가 나는데, 그 흡수에 대한 위장의 반응은 당연히 달라지게 되고, 또한 순수한 알콜이 아니기 때문에 유기산이나 당분도 적은 양이나마 포함되어 있어 몸은 거기에 재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도 있다. 섞어 마시기로 인해 다음날까지 취기가 남아 있다든가 하는 것은 그러한 신체의 대응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수면제를 술로 먹으면 위험하다
감기약을 사면 그 양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해열제에 두통약, 게다가 위장약까지 들어 있다. 감기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으면, 감기약 때문에 위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약공해란 그야말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만 이렇게 약이 남용 되다 보면 약에 대해 무감각해지게 된다. 그 결과 술과 함께 두통약이나 비타민을 먹기도 한다. 어차피 위속에서 뒤섞여지는 것이니 빨리 먹느냐 늦게 먹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하지만 비타민은 그렇다 치더라도 두통약, 수면제의 경우는 결코 같이 먹어서는 안될 일이다.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에는 ADH계에 의한 것과 MEOS계에 의한 것이 있다. 이 MEOS에는 약물을 처리하는 기능이 별도로 있다. 보통 MEOS는 체내에 들어 온 약물을 분해, 처리하여효능을 일정 시간내에 0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한데, 거기에 알콜이 들어 오면 알콜 분해와 약의 분해라고 하는 이중의 노동을 강요 당하게 된다.

이래서는 알콜과 약의 분해가 어중간하게 되어 약은 언제까지나 체내에 남아있게 된다. 다시 말해 약의 효능이 너무 강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알콜 그 자체는 일종의 중추신경 진정제이기 때문에 수면제 같은 것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어떤 데이타에 의하면 두,세알의 수면제를 술에다 먹게 되면 다섯알 내지 여섯알의 효과가 나타난다고도 한다. 술도 약, 환언하면 독이다. 독을 가지고 독을 제거하는 예도 있긴 하지만 최소한 술과 수면제, 혹은 두통약, 감기약의 동시 복용은 독이 2배, 3배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자가 취하면 아무도 못 말려
편견과 오해를 감수하고 말하자면 여자 주정뱅이처럼 다루기 곤란한 것은 없다.어쩌다가 한잔하자고 권하기는 했지만 퍼 마시기 시작하면 혀가 돌아가고 수다를 늘어 놓는다. 여성 음주가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래서는 애써 표현한 친절의 마음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술을 좋아하는 여성이 모두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여성은 소극성 때문에 남성에 비해 밖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적다. 그런데 실연과 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때 흔히 말하는 홧술을 마신다. 남자의 홧술은 술에 취한다는 것보다도 마신다고 하는 과정에서 자기자신을 책망하고 불평을 터뜨린 후 취하지만 여성의 경우 이 과정이 없다. 물론 마구잡이로 마시고 난 후의 손해는 남녀가 마찬가지겠지만.여성이 취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술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
그 사람의 적량, 혹은 정량(주량)을 결정 한다는 것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술을 먹어야지 술에 먹혀서는 안된다고 하는 옛말도 있지만 적량, 혹은 정량은 그 사람의 그날 신체적 상태, 술을 마시고 있는 장소의 분위기, 혹은 어떤 술을 마시고 있는가, 동석한 사람.....등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적량이 이만큼이다 하는 저울은 없다. 그러나 정량을 조금 부족하게 정해 놓고, 그 이상을 마시지 않는 자기 절제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어느 정도 마시면 얼마만큼 취하는가 , 또 어떻게 취하는가, 더 나아가서는 어느 선에서 그쳐야 다음날 영향이 없는가를 알아 두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가능하면 제3자를 옆에 있게 해서 그 상황을 일일이 들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작가가 된 기분으로 취중일기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술의 정신적,육체적 라인을 설정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체형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 중에 위가 아래로 처진듯한 사람은 술을 많이 마시면 위험하다. 그만큼 체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중 1kg당 알콜 대사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뚱뚱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단 살이 찐 사람은 술의 식욕 자극 효과에 의한 과식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말랐다고 해서 무조건 술에 약하란 법은 없다. 대사 능력에는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 그러나 체중이 나가기 때문에 주량도 그만큼 적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실수를 한다거나 다음 날 까지도 취기가 남아 있다거나 하는 일은 줄일 수가 있다. 그러면 실제로 술자리에서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술의 절대 알콜량이다. 같은 술 한병이라도 알콜량은 꽤 차이가 난다.

정종1홉, 위스키 더블 한 잔, 맥주 한 병은 순 알콜량으로 따지면 거의 같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하겠다. 위스키는 아직도 더블 2잔이니까 라고 해도 맥주로는 더 많은 양이 되기 때문이다. 화장실 두번 갔다오면 술을 그만 마신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한 실제 체험에 근거한 생리 작용을 기준으로 삼는 것도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2차,3차는 몸에 나쁘다
왜 2차, 3차를 가는가에 대해서는 술을 마시는 행위를 좋아하여, 자리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한군데에 정착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혹은 어떤 술집의 서비스가 좋기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2차 3차가 안좋은 것은 아무래도 과음을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소주 2홉정도 마시면 기분 좋을 사람도, 차례 차례 장소를 바꿔 초과는 확실해진다. 게다가 이런 "사다리 술"은 흔히 섞어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신체내의 조직은 다른 종류의 술의 농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양적으로도 알콜이 체내에 많이 들어와 신체의 부담은 더욱더 무거워 진다. 게다가 장소를 옮겨다니는 피로도 보통은 아니다. 취기 때문에 그다지 피로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 집에서는 입을 약간 댈 뿐 거의 마시지 않게 되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못마시는 것이다. 그렇게 까지 옮겨다니는 것은 단골집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 밖에는 의미가 없다.

왜 적당히 마시기 어려운가
오늘은 맥주 3병까지라고 정해 놓고 자리에 앉아 한병째는 비교적 천천히 마신다. 이렇게 나간다면 오늘은 절도 있는 음주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2병째가 시작되면 중간 정도까지는 순조롭다. 그리하여 2병째가 끝나갈 무렵부터 조금씩 피치가 오른다. 마지막 한병, 마실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페이스도 빨라진다. 눈 깜짝할 새에 바닥이 난다. 좋다, 한 병만 더... 이렇게 " 한병만 더"가 반복된 후 고주망태가 된다. 맨정신일 때 굳게 결심한 절주는 보기좋게 뒤집어 진다. 이래서 술 마시는 사람들은 야물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3병째를 끝내고 네병째로 옮겨 갈 때다. 물론 이 타이밍은 사람에 따라서는 2병째에서 3병째이기도 하고, 물을 탄 위스키 다섯잔에서 여섯잔째이기도 하다. 즉 기분좋게 취한 상태에서 만취의 단계로 진행해 가는 시기인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오늘은 세병까지"의 결심을 잊은 것은 아닌데도 자리를 뜰 수가 없는 것이다. 왜 자리를 뜰 수 없는 것인가. 약간 취한 상태에서 만취한 단계로 접어들면 인격의 변화가 온다. 알콜 작용에 의해, 대뇌피질 중 신피질이 마비되어 구피질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게 된다. 이성이 무디어지고, 본능이 부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미 세 병 마셨으니까....."라는 자제심과 "더 마시고 싶다" 는 욕구와의 밸런스가 한심스러울 정도로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다. 이런 식이기 때문에 가령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더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술집 문을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